JW중외제약 리베이트 의혹 가시기도 전, 의약품 ‘위생 엉망’ 빈축

위생 관리 엉망 시설에 전문의약품 수일간 방치…의약품 관리 규정 위반 지적
의사들에게 100억 가량 금품 제공 의혹…지난 7일 경찰 본사 압수수색

  • 기사입력 2020.07.10 12:47
  • 최종수정 2020.09.14 11:04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JW중외제약 공식 홈페이지 캡쳐)
(사진출처=JW중외제약 공식 홈페이지 캡쳐)

국내 대형 제약업체 JW중외제약(대표이사 신영섭·이성열, 이하 중외제약)이 최근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일 위생 상태가 열악한 곳에 전문의약품을 수일간 보관해 의약품 관리 규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을 뿐 아니라 7일에는 의사들에 대한 대규모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져 본사 압수수색을 받는 등 실망스러운 행보를 연이어 노출하고 있다.

1일 YTN 보도에 따르면 중외제약은 습도와 온도 조절 장치가 전혀 갖춰지지 않은 천막에 생리식염주사액 등 전문의약품을 대거 보관 중이었다. 창고 한쪽 구석에 거미줄이 처져 있고 심지어 천막 주변 바닥에 하얀색 새똥이 가득할 정도였다.

원칙대로라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규칙에 따라 전문의약품들은 위생 상태가 청결한 상태에서 적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며 보관해야 한다. 특히 1도~30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철칙인데 중외제약이 약품을 보관 중이었던 천막 안 온도는 40도가 훌쩍 넘었다.

전국 병원에 납품되는 의약이 3~4이 가량 무방비 상태로 방치돼 의약품 변질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중외제약 측은 “천막에 의약품을 보관한 것이 아니라 출하일에 해당되는 제품을 택배 기사들이 빨리 실어나를 수 있도록 옮겨놓은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9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의약품 관련 사업 전반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개선’을 할만한 내용도 아니다”라며 “내부 고발로 인해 조작된 내용이 악의적으로 보도가 된 것”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까지 보였다.

그러나 중외제약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대다수 소비자들은 큰 신뢰를 보내지 않는 모양새다. 불과 이틀 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져 경찰의 압수수색을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흔히 제약업계에서 ‘리베이트’는 대게 자사 약품을 처방해준 의료인들에게 그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경찰은 중외제약이 2016년 한 해에만 리베이트로 100억 원 가량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의사들이 중외제약의 특정 약품만 처방토록 영업사원을 통해 리베이트 계약을 체결하고 실제로 처방이 이뤄지면 예상 수익의 3~35%에 달하는 금품을 지급하는 수법을 썼다는 것이다.

중외제약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사는 600~700명 정도며 삼성의료원·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대형 병원 및 원자력병원·경찰병원 등 공공의료기관 등에 폭넓게 퍼져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외제약은 압수수색 다음 날인 8일 공식 홈페이지에 “오래전부터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영업환경 정착을 위해 사내 각종 제도 개선에 매진해 왔다”면서 “현재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오해와 억측에 기인한 것으로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사건의 심각성을 감추는 데에만 매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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