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서 ‘직장 내 괴롭힘’ 시달린 환경미화원, 퇴사 5일만에 과로사 ‘논란’

유족들 “우리 아빠 억울한 죽음 풀어달라” 청와대 청원 게시
“직장 내 조직적 왕따 및 언어폭력 서슴지 않아…화장실 갈 시간도, 물 먹을 시간도 안 줘”

  • 기사입력 2020.07.14 16:29
  • 최종수정 2020.09.14 11:00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경상북도 봉화군의 한 환경서비스업체 직원이었던 환경미화원 김 모씨가 퇴사 5일만에 돌연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우리 아빠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을 올리며 돌아가신 아버지가 직장 내 괴롭힘이 극심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들은 선친이 15년 동안 봉화군에 있는 환경서비스업체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8년 민주노총에 가입하면서 회사의 노조탄압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유족들은 “처음에는 직원들이 모두 노조에 가입했지만 회사의 지속적인 탄압으로 아빠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기업형 노조를 새로 만들어 회사의 2개의 노조가 공존하게 됐다”며 이때부터 회사 사장 아들 및 사장 일가의 말을 잘 듣는 기업형노조원들이 아빠를 감시하며 반말과 폭언, 인격 모독, 가족 비하까지 서슴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또 ”폭언을 할 때마다 핸드폰이나 녹음기를 압수했고 차량 배터리 방전 책임을 아빠에게 물어 운전기사에서 가로 청소원으로 강등시킴은 물론 시말서를 지속적으료 요구했다“며 생전에 선친이 사내 부당 대우와 괴롭힘 등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불과 몇 달만에 몸무게가 10㎏ 빠지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선친이 받은 핍박이 하루이틀 간 일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런 상황은 매일, 매주, 매달 반복됐다“며 ”결국 2인 1조로 근무하던 봉화읍 가로변 청소를 무려 6개월 동안이나 아빠 혼자 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감시로 화장실도 못가고 심지어 물도 마음대로 못 먹어 엄마가 수시로 근무지로 아빠에게 물을 갖다줬다“라고 털어놨다.

유족들은 선친의 허망한 죽음에 업체 뿐만 아니라 군청에도 책임이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들은 ”감독관청인 붕화군은 ‘2인 1조 근무’는 환경부 지침일 뿐 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감독권한 밖이라는 답변만 반복했고 결국 용역업체의 부당한 근무조 편성으로 과중한 업무량에 시달린 아빠가 과로사한 것“이라고 억울해했다.

해당 내용이 담긴 청원은 지난 13일 게시됐으며 불과 하루 만에 6300여 명으로부터 청원 동의를 받앗다.

그러나 의혹이 제기된 환경서비스업체 측은 ”청원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사실 확인을 위해 평소 직원들이 사용한 단체 채팅방 등을 확인 중“이라는 해명만 내놓은 상태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전해들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 경북지역지부는 김 씨의 사망을 애도하며 ”근무 중 스트레스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산업재해이자 노동탄압“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노조는 향후 기자회견 및 성명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민간위탁 용역을 의뢰한 봉화군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또 유가족들에게 관련 법률 지원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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