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최상위 포식자’에서 ‘인간의 모피’로 전락한 가여운 담비를 아시나요?

국내 야생생물 멸종위기 2급
인간들 모피 재료로 취급돼 해마다 수천마리 수렵됐다고

  • 기사입력 2020.09.03 13:41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시나)
(사진=시나)

이름처럼 귀엽고 예쁜 동물 친구가 하나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담비’. 식육목 족제빗과에 속하는 담비는 몸통이 가늘고 몸통 길이의 3분의 2나 되는 긴 꼬리를 갖고 있어 우아한 자태를 연출한다.

담비는 아시아 대류에 넓게 분포하며 지역별로 황갈색 또는 겨울에 황색으로 변하는 등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주로 숲이 울창하고 통과하기 어려운 침엽수림에서 2~3마리씩 무리 지어 다니곤 한다.

담비는 사랑스러운 미모와 달리 엄청난 반전이 있는 동물이다. 바로 생태계 상위 포식자라는 점이다. 나무도 잘 타고, 땅 위에서도 잘 달리는 이 녀석들은 과일과 도토리도 즐겨 먹지만, 오소리 같은 작은 초식 동물이나 설치류, 조류를 사냥해 먹기도 한다.

초롱초롱하던 눈빛이 사냥할 때만큼은 그 어떤 동물보다도 매서워지는 담비다.

아무리 최상위 포식자라 해도 담비 역시 멸종 위기에 처한 가여운 동물이다. 담비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관심대상(LC) 종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2급으로 취급돼 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전역에서 종종 발견되곤 했지만, 쥐약 투약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중세시기부터 담비는 ‘순결’의 상징으로 부드럽고 광택이 있는 털 때문에 인간들이 입는 모피 코트의 피해 대상이 됐다. 밍크 소재보다도 더 고급스럽다는 인식이 있어 귀족들의 전통적인 귀중품으로 전락했다.

그 인기로 인해 매년 수천 마리 이상의 검은담비가 잔인하게 수렵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희소성과 예쁜 외모 때문에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애완동물로도 취급되는 담비다.

야생을 자유롭게 다니는 숲의 포식자 담비지만, 이렇게 인간들 앞에서는 모피의 재료 또는 장난감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최근에 지리산과 내장산, 강원도 산지 등에서 담비가 발견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담비와 같은 산림생태계 내 최상위 포식자는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분별한 벌목을 줄이고 야생동물 보호에 앞장서 담비와 같은 아이들이 더는 이유 없이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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