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여기어때 콜센터 근로자 20인 해고사태 논란… “코로나 방역 어때?”
[단독]여기어때 콜센터 근로자 20인 해고사태 논란… “코로나 방역 어때?”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0.09.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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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사, “여기어때와의 계약종료에 따라 근로자 해고”
구로콜센터 집단감염 사태 때도 확진자 발생했지만 근무
(사진=여기어때 홈페이지 이미지 갈무리)
(사진=여기어때 홈페이지 이미지 갈무리)

 

㈜여기어때컴퍼니(구 위드이노베이션, 대표 최문석)와 계약을 맺고 위장도급 논란을 빚은 인력파견 아웃소싱업체 메타넷엠플랫폼(구 메타넷엠씨씨, 대표 박상진)이 이번에는 근로자들에게 퇴사를 종용하고 자진퇴사로 이끌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근로자1인 아닌, 소모품에 불과…여기어때와 계약해지되자 콜센터 근로자 20인 해고

‘여기어때’ 콜센터 상담 업무를 맡았던 A씨 포함 20명의 근로자들은 여기어때컴퍼니와 메타넷엠플랫폼의 계약이 종료되자 지난 6월 말, 퇴사 처리됐다. 이들은 퇴사 한 달 전쯤 도급업체로부터 사직 권고 통보와 함께 실업급여 지급·전환배치·고용승계 중 한 가지를 선택하라고 공지받았다. 열심히 일해봤자 알아주는 이 아무도 없었다. 간접 고용 형태로 파견직 업무를 맡았던 이들의 최후는 결국 ‘계약 종료‘가 결정지었다.  

근로자들은 결국 실업급여를 받고 회사를 떠나기로 합의한 뒤 퇴직서에 서명했다. A씨를 비롯한 20명의 여기어때 콜센터 근로자들은 “전환배치와 고용승계에 대해서는 자세한 안내와 정확한 근무조건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라며 입을 모아 울분을 토했다.

이들을 해고한 도급업체는 여기어때컴퍼니와 계약이 종료됐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근로자 20인을 모두 해고했다. 이후 여기어때 콜센터 근로자 20인의 해고 사유도 ‘자진퇴사’로 바꿔서 실업급여 조차 못받게 부당한 절차를 밟았다.

이에 여기어때 콜센터 근로자 20인은 이 문제를 즉각, 관할 고용지청에 민원을 제기했고 현재는 회사와 실업급여 부분에 대해서만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당시 상황에 대해 메타넷엠플랫폼 박해동 전무는 “근로자들 요청에 따라 고용노동부에 문의했고, 현재 ‘권고 사직’으로 코드 변경 처리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전환 배치와 인력 승계 관련한 내용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근로자들이 퇴사를 선택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근로감독관의 지침에 따라 ‘자발적 퇴사’를 적용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무는 “근로자들이 실업급여를 못 받는 상황에 대해 소명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앞으로 수일 내에 근로자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잘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코로나19 위험 ‘콜’한 여기어때 도급계약사… 자가 검진 못받게하면서까지 근무 강행

코로나 19 확산 사태를 키운 구로디지털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는 여기 어때 콜센터 도급업체가 주범이었다.

여기 어때 콜센터 근로자이었던 20인에 따르면, 지난 3월 구로 코리아 빌딩에서 발생한 에이스 손해보험 콜센터 집단 감염사태는 여기 어때 콜센터와 무관하지 않았다. 해당 도급사가 여기 어때 뿐만 아니라 에이스 손해보험 콜센터 또한 관리·운영 중이었다. 따라서 방역관리 당국은 콜센터 내 감염환자가 발생하자 전 근로자 모두 코로나 19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통보 지침을 내렸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이 도급업체는 여기어때를 포함한 일부 콜센터 근로자들을 다른 센터로 몰래 빼돌렸다. 코로나 19 검사를 받게 되면 자가격리 대상으로 분류될까 봐 여서였다. 후에 이 사실이 들통나며 관할구청의 행정명령 지시가 있은 후에야 콜센터 근로자 모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이 무렵 ‘여기어때’ 애플리케이션(APP) 운영자들은 “청결 숙소”라는 이미지를 내세워서, 코로나 19방역에 힘쓰는 것처럼 선전했다. 자기업 홍보에 힘쓰는 콜센터 근로자들의 건강 해치기와는 다른 모순적인 광고 문구 행태에 일각에서는 눈살마저 찌푸린다.

위장도급 논란이 있고 몇 개월 후 메타넷엠플랫폼은 기업명을 변경했다. (사진=메타넷엠플랫폼 홈페이지 갈무리)
여기어때와 계약을 맺은 메타넷엠플랫폼은 위장도급 논란을 낳으면 2019년 한 해에만 사명을 두번 변경했다. (사진=메타넷엠플랫폼 홈페이지 갈무리)

위장도급 논란에 이은 부당 해고...“근로자들은 누가 보호해주나?”

지난해 9월 청와대 게시판에는 여기 어때 콜센터의 위장도급 문제를 조사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도급업체와 계약을 맺었지만, 업무분장과 교육뿐만 아니라 업무 과다 지시 등의 관리를 원청사인 여기 어때 컴퍼니에서 직접 관여하고 있다”라고 글을 작성했다. 때마침 이 시기 여기 어때 컴퍼니의 경영권 지분은 영국계 사모펀드에 매각을 앞두고 있었다. 여기 어때 콜센터 근로자들은 회사가 매각되게 되면 일자리 조차 잃게 될까 봐 불안함이 컸었다.

이에 당시만해도 여기어때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권 지분이 매각돼도 도급계약은 중단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6월 20일부로 여기 어때는 메타넷엠플랫폼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에 말을 바꾼 여기어때 관계자는 “콜센터 근로자의 고용승계 부분은 도급사에서 정하는 일일뿐 우리와는 무관하다”라며 과거 자신들이 한 발언조차 까먹은 상태다.

말과 다른 원청사의 행보 또한 비난을 산다.

메타넷엠플랫폼의 연간 입사율보다 퇴사율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이 회사의 고용 형태가 단기계약직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사진=나이스기업정보)
메타넷엠플랫폼의 연간 입사율보다 퇴사율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사실상 이 회사의 고용 형태는 단기계약직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사진=나이스기업정보)

콜센터 도급업체 성장배경 이면에는…1년 단위 단기근무 형태의 쪼개기 계약 만연

아울러 여기어때와 콜센터 도급계약을 맺었던 업체는 국내 굴지의 인력파견업체다.

이 도급업체는 2019년 기준 연간 매출액은 3,601억 원이며,  순이익은 190억 원인 중견기업에 속한다. 거느린 근로자 수만 해도 8천 5백 여명이 넘는다. 올해 초에는 IPO(기업공개)까지 추진했다.

그러나 회사의 실적과 다르게 근로자들의 퇴직 비율은 매우 처참하다. 연간 입사율보다 퇴사자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된다. 2020년 7월 기준 이 도급업체의 연간 입사율은 78.11%(5,855명)인 것과 비교해 퇴사율은 81.42%(6,103명)다.

‘MMP Recruit’에 올라온 채용 공고들에는 대부분이 메타넷엠플랫폼 소속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으로 나와 있지만, 사실상 1년 단위 단기계약직이 많고 회사 간 도급계약이 종료되면 해고와 같은 처분이 내려지는 일이 다반사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에 퇴사 권고받은 여기어때 콜센터 근로자들 또한 같은 사례다.

인권위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업무를 외주화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산업재해·해고문제·근로복지 등 고용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하청업체에 떠넘기는 간접 고용 행태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