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공무원 북한군에 피살당하고 시신 불태워져...“정부, 알고도 못 막았다?”
실종 공무원 북한군에 피살당하고 시신 불태워져...“정부, 알고도 못 막았다?”
  • 조희경 기자
  • 승인 2020.09.24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무원 A씨 북측 넘어간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군 관계자 “북한이 그럴 줄은 몰랐다”
(사진=이브리핑 갈무리)
(사진=이브리핑 갈무리)

서해북방한계선(NLL)에서 실종됐던 40대 남성 공무원 A씨가 결국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 시신은 불태워진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30분경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 있던 어업 지도선에서 실종됐다. 해경·해군·해수부 선박 20척과 해경 항공기 2대가 정밀 수색을 했지만 A씨의 신발을 제외하고는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이튿날인 23일 군은 A씨가 북한 해안에 있다는 정황을 발견했으며, 당시 북측에 의해 생포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이는 틀린 정보였다. 24일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경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황해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과 접촉하는 장면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됐다. 북한 선박은 A씨에게 월북 경위 등을 물었고, 이후 단속정을 현장으로 보내더니 약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경에 사격을 가했다. 그리고 약 30분 후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

군은 A씨가 총살된 사건을 나열하고 입장을 밝힐 뿐, 그가 어떤 경위로 북측에 넘어간 것인지, 북측이 왜 A씨에게 총을 쏜 뒤 시신을 불태웠는지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도 없었다.

해경 역시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A씨가 북측 해역까지 가게 된 경위에 대해 현재 조사 중임을 밝혔다. A씨가 실종 전 월북 징후를 전혀 안 남겼다면서도, 그의 신발이 선상에서 발견된 점과 그가 당시 조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 평소 채무 등으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등을 종합해 자진 월북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가 북측 선박에 A씨가 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도 참사가 벌어지는 5시간 동안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난무하고 있다.

24일 군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북한이 그렇게까지 나가리라 예상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거나 군사적 대응조치가 필요한 사안이 아니었다”라며, “북측 해역에서 일어난 사건이었고 우리 국민이 우리 영토나 영해에서 위협받는 상황이 아니어서 실시간 확인하는 즉시 대응하는 사안이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방부도 이 사안을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져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