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환.] 체했을 때 바늘로 손 따기, 정말 도움이 될까요?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227
손따기와 소화 직접적 연관성 없어...오히려 세균침투 가능성

  • 기사입력 2020.09.30 18:0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블로그 갈무리)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공식 블로그 갈무리)

추석 연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신가요?

가족들과 못다한 얘기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행복한 추석. 그러나 과하게 먹다가 체할 때가 종종 발생하는데요. 

이럴 때 어른들은 체기를 쉽게 없앨 수 있다며 갑자기 바늘을 꺼내곤 하죠. 손가락 끝부분을 바늘로 따면 체한게 내려간다면서 말이죠. 이렇듯 소위 민간요법 많습니다.

그렇다면 손을 따는 게 체한 것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될까요?

손을 따는 것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사혈 요법’의 일종으로 아픈 부위의 피를 빼는 치료법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경락’이 손에 분포되어 있어 몸 안의 병은 사지말단에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내과의들은 집에서 손을 따는 것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세균 감염의 위험까지 있다고 합니다. 소독되지 않은 바늘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세균이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집에서 임시방편으로 불에 달궈 쓰기도 하지만 제대로 소독됐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따라서 한의사들은 집에서 하기보다는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찾는게 좋다고 말해요.

그렇다면 채했을 때 손을 따면 검은 피가 나오는 이유는 뭘까요? 민간요법을 주장하는 어른들은 검은 피에 독소가 있어 이를 체기가 없어진다고 말합니다.

산소가 부족한 피는 검붉은 색을 띠게 되고 산소가 풍부한 피는 선홍빛을 띄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손을 따는 부위인 손끝은 정맥이 있기 때문에 산소를 우리 몸에 공급해주고 다시 돌아오는 산소가 부족한 정맥의 피가 나오는 것이므로 검붉은 것입니다.

심지어 손을 딸 때 손가락을 묶는데 이는 혈액순환을 방해하여 피를 더욱 검게 만듭니다. 검은 피에 독소가 있어 이것을 빼주면 나아진다는 것은 옳은 설명이 아닌 것이죠.

물론 손을 딸 때 우리의 몸은 긴장 상태가 되고 교감 신경이 활성화됩니다. 다 따고 나면  엄청난 안도감과 함께 부교감 신경이 활성화되죠. 부교감 신경의 활성화는 우리의 소화가 활발하게 되도록 유발합니다.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믿는 플라시보 효과 역시 나아졌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손따기와 소화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썩 좋은 행위는 아니라는 뜻이죠.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보다는 죽과 같이 물기가 많은 음식을 먹는 것이 체한 것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너무 심할 때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해야하며 위장 운동을 활발하게 해주는 약을 처방받고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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