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환.] ‘안전한 수돗물’ 홍보, 정말 믿으시나요?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230
염소소독 수돗물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어

  • 기사입력 2020.10.06 17:42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여러분은 수돗물을 안심하고 이용하시나요? 많은 상하수도사업소 또는 지자체에서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한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철저한 정수처리를 통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만들고 있다고 말이죠.

수돗물은 강물이나 호수, 저수지 또는 지하수 물을 상수원수로 이용하여 생산됩니다. 가정에서 배출된 생활하수와 분뇨, 축산폐수, 농업에서 사용된 농약과 비료, 각종 공장에서 배출된 산업폐수 등으로 복합적으로 오염된 상수원수입니다.

이를 원료로 사용해 안전한 수돗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 복합오염물질들을 정수처리과정에서 충분히 제거 시켜야 하죠. 또한 정수처리된 수돗물이 가정까지 공급되는 동안 2차오염이 일어나지 않아야 비로소 국민들이 안전한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수처리는 침전, 여과, 소독이라는 주요 처리과정을 거치게 되요. 침전, 여과 과정을 통해 주로 화학적인 오염물질들을 처리하고 소독과정에서는 미생물의 제거를 주목적으로 하죠.

정수처리에서 미생물을 사멸이나 제거시키는 방법으로는 염소, 이산화염소, 오존, 자외선, 여과 등 여러 종류가 있어요. 소독효과, 인체유해성여부, 소독효과의 지속성, 경제성 등을 고려해 선택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산, 경남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된 일부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제외한 절대 다수의 정수장은 염소소독을 하고 있어요. 염소소독 방식의 장점은 가격이 저렴하고 소독효과가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이죠. 그러나 염소소독은 트리할로메탄과 같은 발암성 소독부산물을 생성할 뿐 아니라 소독효과가 높지 않다는 취약점을 갖고 있습니다.

염소소독은 주로 대장균과 같은 박테리아에게 효과가 있으며 세균보다 염소에 대한 내성이 강한 다른 병원성미생물들에게는 그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수돗물에서도 검출되는 바이러스나 미국에서 큰 문제를 야기 시킨 원생동물 같은 병원성 미생물은 일반적으로 세균에 비해 염소에 대한 저항성이 10배에서 100배정도 강하다고 해요.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수도기술연구소가 환경부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서울시 일부 지역 수돗물에서 충분한 양의 잔류염소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분뇨오염의 지표가 되는 분변성 대장균이 검출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비교적 소독처리가 쉽다고 알려진 세균조차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죠. 나아가서는 세균보다 염소에 대한 내성이 강한 바이러스 같은 병원성미생물들은 당연히 수돗물에 그대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게 됩니다.

염소소독을 했으니 수돗물이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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