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해리포터 흰올빼미가 점점 색깔이 변하고 있다고?

IUCN 적색목록 취약(VU)종 지정
기온 상승에 의한 변종 생성 사례 늘어

  • 기사입력 2020.10.20 14:0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zhihu)
(사진=zhihu)

추억의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동물 친구 ‘해그위드’를 모두 기억할 것이다. 시리즈의 상징과도 같은 이 동물은 바로 흰올빼미다.

우윳빛 깃털이 하얀 솜털처럼 폭신폭신 박혀있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하도 밝아 어두운 밤 깊은 숲속에서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만 같다.

몸 전체적으로 흰색 바탕에 갈색의 가로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머리는 동그랗고 눈은 여느 올빼미와 같이 선명한 노란색이다. 어렸을 때는 검은색이었다가 자라면서 흰색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올빼미가 하얀 깃털을 뒤집어쓰고 있는 이유는 이 아이들의 서식지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흰올빼미는 북극권에 사는 조류다. 북극권의 알래스카나 캐나다·시베리아 등 눈이 많이 오는 추운 지역에서 생활한다. 풀과 나무가 자라지 않는 황무지나 툰드라의 구릉지대다.

숲속에 사는 다른 올빼미들이 갈색 깃털을 갖고 있는 것처럼 온 세상이 하얀 눈밭에서 지내는 흰올빼미는 하얀 깃털로 몸을 덮고 있다.

더 추운 겨울이 오면 흰올빼미들은 월동을 위해 중국 북부와 몽골, 한국·일본 등지까지 내려온다. 가만히 앉아있다가 매처럼 날아올라 비행 중인 작은 새들을 잡아먹기도 하며 족제비나 쥐를 사냥하기도 한다.

(사진=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사진=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최근 흰올빼미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기가 더 어려워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적색목록에 흰올빼미를 ‘취약(VU)’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현재 지구상에 약 2만 8천여 마리만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흰올빼미가 멸종 위기에 처한 가장 큰 원인으로 기온 상승을 꼽는다.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나면서 먹이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또 기온 상승으로부터 흰올빼미의 변종이 생성되고 있다고 한다. 흰올빼미가 사는 서식지의 눈이 점점 녹아내리자 녀석들의 색깔도 점차 갈색으로 변하고 있다는 관찰 기록이 나왔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환경에 따라 몸에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이대로라면 더 이상 흰 자태를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는 올빼미를 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판타지 영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이제 우리 상상 속에서나 나오는 희귀 동물이 돼버릴 수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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