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데 위험하다는 ‘핑크뮬리’ 어떻게 해야지”...지자체 고민

작년 12월 생태계 위해성 2급 지정
제주도, 공공기관 식재 핑크뮬리 제거 방침

  • 기사입력 2020.10.26 19:12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환경부 공식 블로그 갈무리)
(사진=환경부 공식 블로그 갈무리)

매년 가을이 되면 관광객들의 이목을 한 눈에 끌며 발길을 멈추게 했던 꽃밭이 있다. 사진을 찍으면 온 세상을 분홍빛으로 물들게 만들어 주는 ‘핑크뮬리’가 그 주인공이다. 그런데 최근 이 꽃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핑크뮬리는 아름다운 자태와 달리 생태계를 교란하는 위해성 식물이다. 작년 12월 국립생태원은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으로 지정하고 법정 관리 식물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의 발표 이후 각 지자체는 예쁘다고 심어놨던 핑크뮬리를 그대로 둬도 괜찮을지 고민에 빠졌다. 국내 최대 관광지 제주도 역시 공공기관이 심은 지역의 핑크뮬리를 갈아엎기로 19일 결정했다. 지금 제주도 도로변과 관광지 일대에는 조경용으로 심어진 핑크뮬리를 제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제주도는 핑크뮬리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확인될 때까지 일단 관찰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핑크뮬리를 모두 제거하고 모든 공공시설 사업에서 핑크뮬리를 심는 것도 일제히 금지했다.

핑크뮬리는 미국이 원산지인 볏과 식물이다. 분홍빛을 띄는 억새와 비슷한 모습을 연출하며 관광객들의 사진 명소를 만들어주고 있다. 제주의 한 민간공원에서 시작해 전국적으로 유행이 시작된 꽃이다.

현재 핑크뮬리는 전국 37개 시민공원과 사유지 등 최소 10만여㎡ 이상 식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핑크뮬리와 같은 외래종은 국내 토종 동·식물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생태계의 다양성이 위협받으면 멸종위기종을 초래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인간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