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우리나라 담수 생태계 책임질 여울마자, “너만 믿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분류
1천마리 증식 성공 후 남강에 방류...정착 기대

  • 기사입력 2020.11.13 14:58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국립생태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사진=국립생태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알록달록 곱디고운 비늘을 입고 낙동강 일대를 살랑살랑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 친구가 있다. 잉어과 잉어목의 우리나라 고유종 ‘여울마자’이다. 낙동강 수계인 남강의 중상류 수역, 물살이 빠르고 깊이가 얕은 여울에서만 산다고 해서 붙여진 예쁜 이름이다.

길이 5~10cm의 원통형 몸에 옆으로 약간 납작한 모습의 여울마자는 주둥이 아래에 있는 말굽같이 생긴 입이 특징이다. 툭 튀어나와 있는 입 때문에 마치 삐져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여울마자는 보통 자갈 바닥으로 이뤄진 여울에서 바위 등에 있는 부착조류를 먹으며 지낸다. 예전에는 낙동강 수계 10개 이상 지역에 서식했지만, 현재는 낙동강 남강수계에만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4~5월 산란기에 자주 관찰되곤 한다.

녀석들이 낳은 알들은 하루 정도 지나면 눈에 막이 생기고 꼬리 부분이 알 안에 있던 영양물질과 분리된다. 이후 반나절 정도 더 지나면 심장이 생기고 이틀 째가 되면 눈에 색깔이 생기고 가슴지느러미의 자리가 만들어진다.

여기에서 하루가 더 지난 뒤 세상으로 나온 새끼 여울마자는 크기가 아주 작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조금씩 몸집이 커지고 휘어져 있던 몸은 일자로 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요즘은 녀석들을 보는 것이 쉽지가 않다. 하천공사 등 무분별한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고 환경오염의 타격을 심하게 받아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012년 여울마자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하고 보호를 시작했다. 한국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적색자료집에는 위급(CR)종으로 분류돼 있다.

여울마자는 담수 생태계의 중간소비자로서 생태계 먹이망의 고리 역할을 하는 중요한 생물이다. 녀석들이 절멸한다면 국내 민물에 존재하는 생태계 일대에 큰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다분하다.

지난해 환경부는 여울마자 치어 1천 마리를 경남 산청에 있는 남강에 방류했다. 멸종위기에 처한 여울마자의 증식과 복원을 연구한 끝에 치어 증식에 성공했고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을 강가에 풀어줬다.

지금은 방류지에서 여울마자 개체 수를 계속 관찰하며 아이들이 정착에 성공했는지 지켜보고 있다. 하루빨리 터전을 마련하고 우리나라 담수 생태계를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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