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기후변화의 가엾은 피해자, 북극여우를 살려주세요

IUCN 적색목록 관심(LC)종 지정
지구온난화로 천적에게 서식지 뺏겨

  • 기사입력 2020.12.20 14:45
  • 기자명 고명훈 기자
북극여우.(사진=Facebook 'ArcticSnowFox')
북극여우.(사진=Facebook 'ArcticSnowFox')

북극곰과 더불어 극지방의 혹한 속에서 지내는 하얗고 예쁜 동물이 있다. 귀엽고 신비한 이미지 때문에 만화나 게임 캐릭터로도 많이 등장하는 북극여우가 그 주인공이다.

북극여우 이미지를 생각하면 주로 얼룩 하나 없는 순백색을 떠올리기 쉽지만 여름에는 짙은 회갈색의 빛깔로 탈바꿈을 한다. 겨울에도 서식지에 따라 청회색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북유럽과 러시아, 알래스카, 쿠릴열도 등 우리가 아는 지구상 가장 추운 지역에서 사는 북극여우는 구릉지에 구멍을 파서 집을 만들고 먹이를 저장하며 생활한다. 새나 물고기, 들쥐, 나무열매 등 무엇이든 편식하지 않고 먹는 잡식성이다.

북극여우의 짝짓기 시기는 4~6월이다. 보통 한 번 짝을 지으면 일생을 함께 지내며, 1~14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고 가족을 이룬다.

녀석들이 혹한의 추위를 버틸 수 있는 것은 역시 따뜻한 모피에 있다. 북극여우들의 털은 붉은여우의 털보다 방열기능이 50%가량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고급 품질의 모피 때문에 욕심 많은 인간의 희생량이 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핀란드 모피농장에서 북극여우들을 좁은 철장에 가두고 사육하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모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고지방의 사료를 먹여 일부러 몸집을 찌우게 하는 등 악행이 이뤄지고 있었다. 
   
북극여우는 기후변화로 인해 큰 피해를 본 동물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극한의 기온 속에서 눈밭을 구르며 살아야 하는 북극여우에게 지구온난화는 생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북극여우가 사는 넓은 툰드라 지역을 점점 삼림으로 바꿔 놓고 있다. 때마침 툰드라 경계 아래의 삼림 지역에서 기다리던 붉은여우들이 슬슬 위로 올라오더니 북극여우들의 서식지와 먹이를 점령했다.

붉은여우는 체력이 강하고 힘이 좋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한 북극여우는 북쪽으로 몰려 개체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가엾은 북극여우는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09년 북극여우를 적색목록 관심(LC)종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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