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전염병 위기에 처한 숲의 청소부, 태즈메이니아데빌

IUCN 적색목록 위기(EN)종 지정
안면 종양 전염병으로 멸종 위기 처해

  • 기사입력 2020.12.31 10:2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태즈메이니아데빌. (사진=픽사베이)
태즈메이니아데빌. (사진=픽사베이)

호주 남부에 위치한 작은 섬인 태즈메이니아 섬에는 악마(Devil)로 불리는 검은 빛깔의 동물이 있다. 생김새는 귀여운 아기곰처럼 보여도 한 번 이빨을 드러내면 누구도 소스라칠 수밖에 없다. 태즈메이니아데빌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 영국에서 건너온 이주자들은 녀석의 포악한 성격과 소름 끼치는 울음소리 때문에 이처럼 데빌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몸길이는 48~83cm정도 되며 몸이 튼튼하고 체구에 비해 머리가 큰 편이다. 가슴에 반달 모양 무늬가 있는데 개체에 따라 무늬가 없는 녀석도 있다. 현존하는 육식 유대류 중에는 가장 큰 종으로 알려져 있다.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치악력은 웬만한 호랑이보다도 쎄다.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턱을 지니고 있어 어떤 맹수도 함부로 덤벼들지 못한다.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물이다. 산림이나 바위가 많은 곳에 살면서 사냥을 하기보다는 주로 동물의 사체를 찾아 먹는데 이 때문에 숲의 청소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약 3000년 전 호주 본토에서 멸종했고 이제 야생 상태에서 현존하는 개체는 오직 태즈메이니아 섬에서만 볼 수 있다. 본토에 호주 들개인 딩고에게 서열에서 밀려 멸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 태즈메이니아 섬에 살아 있는 개체들도 기생충으로 인한 전염병 때문에 위기에 처한 상태다. 태즈메이니아데빌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이 전염병은 데빌 안면 종양 질환(Devil Facial Tumour Disease. DFTD)이다. 얼굴과 목에 종양이 생기면서 평균 3~5개월 안에 사망하는 병으로 일종의 암 돌연변이다.

이 질환은 감염된 개체가 다른 개체를 물면서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태즈메이니아데빌은 서로 얼굴을 물어뜯으며 싸우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염병이 번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실제로 1990년대 23만~25만 마리였던 개체 수가 현재 상당 수 줄어 약 1만~2만 5천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앞으로 30~50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태즈메이니아데빌을 적색목록 위기(EN)종에 분류해 보호에 나서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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