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대한항공 긴급 세무조사 돌입...“스위스 비밀계좌 드러나나”

한진그룹 총수 일가 2700억 원 상속세 조사 실시
고 조양호 전 회장 비밀계좌 추적 중인 것으로 추측

  • 기사입력 2021.01.20 18:21
  • 기자명 고명훈 기자
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홈페이지 갈무리)

국세청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에 돌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2700억 원 규모 상속세를 낱낱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

20일 서울지방국세청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에 조사관들을 투입하고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관들은 세무·회계 자료를 입수하고 담당 임직원에 대한 대면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특별 세무조사는 지난 2019년 고 조양호 회장의 사망으로 발생한 상속세에 관한 것으로 추측된다. 확실한 것은 5년마다 실시하는 정기조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조 전 회장의 사망 이후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자녀인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은 그해 10월 2700억 원의 상속세를 신고한 바 있다. 일가는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5년간 6차례로 나눠 납부하고 있다.

국세청은 신고된 상속세를 제외하고 다른 자금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회장이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 남긴 비밀 계좌 예금과 부동산 자산을 감안해 이를 추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8월 최은영 전 하진해운 회장이 상속재산을 수정 신고하다가 고 조중훈 명예회장의 스위스운행 비밀계좌가 드러난 바 있다. 당시 그는 852억 원의 상속세와 가산세를 부과해야만 했다. 이를 토대로 국세청이 조 전 회장의 비밀계좌로 의심되는 금융거래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 회장 일가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조원태 회장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현재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KCGI 등 3자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자금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주식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조 회장은 한진칼의 지분을 담보로 400억 원의 현금을 대출한 바 있는데 이 역시 상속세 납부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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