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 ‘골프장 폐업’에 길거리 내몰린 스카이72 “1100여 명 근로자 생계 책임져”

4월 1일 운영 종료 통보에 골프장 갈등 심화
스카이72 캐디, 국민청원서 고용 불안 호소

  • 기사입력 2021.03.29 15:07
  • 최종수정 2021.03.29 15:23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공사)의 공항 내 골프장 운영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문 닫을 위기에 처한 기존 운영사 스카이72 골프클럽(이하 스카이72) 소속 직원 1100여 명이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캐디로 근무하는 일일근로자 A씨는 당장 내달부터 골프장 영업을 중단한다는 소식에 생계 위협을 받고 고용 유지를 요청하는 청원글을 게재했다.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공항공사에서 캐디들의 일자리를 없애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글에서 A씨는 “가족들과 영종도로 이사와 하루하루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는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밤에 잠을 자지 못한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문제 해결이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골프장 영업을 무조건 중단하라고 하면 국가나 공사에서 1100여 명 정도 되는 근로자들의 생계를 책임져 줄건가?”라며, “공사는 법도 무시하고 절차도 생략한 채 소위 약자들을 짓밟아버리는 막가파식 공기업 행정을 당장 멈춰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스카이72는 공사로부터 골프장부지를 빌려 영업해오다 지난해 말 토지 사용 계약이 만료하면서 클럽하우스, 잔디, 수목 등 지상물에 대한 보상과 관련하여 공사와 분쟁 중이다. 공사는 영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4월부터 전기와 수도를 끊겠다고 스카이72에 통보했고 스카이72는 캐디 등 근로자의 생계가 타격을 받는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5일에는 스카이72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공사의 영업 중단 통보에 맞서는 결의대회를 열자,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KMH신라레저가 결의대회 맞은편에서 맞불 현수막을 내걸며 양측의 갈등에 불이 지펴졌다.

공사는 입장문을 통해 스카이72 근로자의 대량 실직 사태와 관련해 “골프장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후속사업자와의 고용안정 이행을 확약 받았다”라고 해명했지만, 당장 내달부터 출근할 수 있을지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한 스카이72 근로자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A씨는 “공사는 양측에서 제기한 관련 소송의 결과가 나오면 판결의 결과에 따라 나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잘 협의하고 조정해서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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