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호수는 우리가 지킨다“...수상골프장 계약연장 소식에 들고 일어선 용인시민들

계약연장 반대 청원글에 1700명 돌파
용인지역 의원들도 농어촌공사에 추궁

  • 기사입력 2021.05.03 18:18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경기 용인에 소재한 기흥호수 수상골프연습장의 계약연장 결정 여부를 둘러싸고 골프장측과 용인시민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최근 한국농어촌공사(이하 공사)에서 오는 7월 31일 만기되는 골프장 계약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자 시민들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리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기 용인 기흥호수를 시민 품으로 돌려주세요. 수상골프장 계약연장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와 3일 오후 6시 기준 동의 1천 7백여 명을 넘어섰다.

청원인은 “수 백억원의 세금으로 조성된 맑고 깨끗해진 수변공원을 시민들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라며, “이제 공공재는 시민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하며 더는 기흥호수가 돈벌이 수단이 되지 않도록 수상골프연습장 계약연장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지난 2일 경기도의회와 용인시 등에 따르면 기흥호수공원 남측에 위치한 수상골프연습장은 민간사업자인 ㈜기흥수상골프가 부지를 소유한 농어촌공사에 사용 허가를 받아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한 곳이다. 문제는 골프장이 기흥호수공원 순환산책로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용인주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원인은 “도심 속 수변공간을 시민공원으로 조성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발맞춰 수 백억원 규모의 국비·도비·시비를 들여 기흥호수는 맑고 깨끗해졌으며 호수를 따라 둘레길을 걷는 시민들이 점점 늘고 있다”라며, “나라 땅에 수상골프연습장이 웬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수상골프연습장으로 인해 둘레길이 호수가 아닌 골프연습장 둘레를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용인시민의 목소리에 정치권도 들고 일어섰다. 지난달 29일 경기도의회 진용복 부의장과 민주당 지석환, 엄교섭, 남종섭, 김용찬, 유영호, 김중식, 고찬석 의원 등 용인지역 경기도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농어촌공사에 기흥호수 수상골프연습장 연장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운영 초기부터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샀던 수상골프연습장은 여전히 기흥호수 한편에 자리 잡아 둘레길을 가로막고 있고 주민의 쉼터를 빼앗고 있다”라며 “공공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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