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골프 산업을 뒤바꿀 데이터의 힘…‘가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시니어 스타트업

지디텍 강위수 대표, 김국전 CTO

  • 기사입력 2022.12.14 11:25
  • 최종수정 2022.12.15 13:26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지디텍)
(사진=지디텍)

최근 들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입문하는 이들이 늘면서 저변이 넓어지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데이터의 양과 질 그리고 활용은 걸음마 수준이다. 골프 역시 야구와 축구처럼 양질의 데이터가 수집·가공돼 다시 환원될 때 지속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평생을 스포츠 마케팅과 데이터 알고리즘에 각각 투신한 중년의 시니어 듀오가 의기투합했다. 골프 데이터 테크놀로지, ‘지디텍(GDtech)’의 강위수 대표와 김국전 CTO가 바로 그들이다.

환갑을 바라보는 강 대표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코오롱그룹 스포츠마케팅 분야에서 23년을 근무했다. 2015년부터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서 ERP 시스템 및 앱 개발 운영과 시스템 사업까지 총괄했다.통계사이트를 구축하고 경기 데이터 판매 사업도 병행했다.

올해 ‘진갑’인 김 CTO는 OCI에서 전산기획실장으로 일했던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전문가다. 골프 사이코매트릭스 알고리즘 개발에 10년 이상 매달렸고, 그 결과 현재는 골프 코스와 선수 기량 분석은 물론이고 골프의 중요 요소인 국지 기상정보 예측 프로그램까지 만들어냈다.

대학 선후배였던 두 사람은 학창시절 서로를 알지 못하고 지내다 3년 전 우연한 계기로 조우하게 됐다. 빠르게 성장하는 골프 산업을 주목하고 있던 강 대표와 김 CTO가 스포츠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매개로 뭉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들이 바라보는 골프 산업은 성장하는 시장 규모에 비해 스포츠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수준이 크게 떨어지는 분야였다. 실제로 골퍼들의 스윙 분석과 단순 스코어 위주의 데이터는 사실상 기록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골프 실력 향상과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는 개인 레슨과 코칭뿐이었다. 시공간에 따라 천차만별로 변화하는 필드 컨디션은 엄청나게 중요한 요소임에도 그저 스윙 자세와 방법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2020년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돌입했다. 스코어·코스 분석에 기상 데이터까지 추가해 스코어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골프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기술로 만들어진 ‘골프 티 맵(Golf Tee Map)’ 서비스가 그것이다.

가장 먼저 개인의 기량과 플레이 스타일, 유효 거리 등을 파악한다. 여기에 복수의 기관 및 사이트로부터 크롤링한 세계 기상정보, 골프장 특성과 시간대에 따른 홀별 위치별 바람 데이터가 추가된다. 

이를 종합하면 개인이 어느 시간대 무슨 골프장에서 어떤 샷을 치게 되더라도 상황에 가장 최적화된 스윙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개인별 기록 분석을 통해 라운딩 전반의 스코어 예측부터 종료 후 개선 및 보완점 도출까지 가능해진다.

확실한 아이템의 윤곽이 잡히면서 사업화 과정도 날개를 달았다. 두 사람이 가진 전문성을 인정받아 2020년 예비창업패키지와 데이터 바우처 사업에 이어 지난해 비대면 스타트업 지원사업, 올해 스포츠 분야 지원사업에 연이어 선정됐다.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노력도 동시에 이뤄졌다. 지난해까지 3건의 국내 특허와 1건의 미국 특허를 출원했다. ‘골프코스 공략정보 제공 장치 및 방법’, ‘골프코스의 분석 서비스 제공방법’, ‘골프코스의 바람분석 서비스 제공방법’, ‘골프 코스의 바람 이미지 정보 제공방법 및 이를 실행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기록한 저장매체’ 등이 그것이다. 이중 1건은 등록까지 완료됐다.

“저희가 수집하고 가공한 데이터가 프로·아마추어 골퍼들의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밤낮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활용되면 미디어가 골프를 다루는 전문성도 높아질 것이고요. 골프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김국전 CTO)

현재 골프 티 맵 서비스는 국내 프로골퍼 선수들이 사용하는 폐쇄형으로 서비스 중이지만 향후 고도화 과정을 거쳐 ‘모두가 목표 타수까지 이르는 길의 내비게이션’으로써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다. 매니지먼트사, 아카데미, 후원사, 용품사, 그 외 협력파트너 등을 대상으로 한 B2B 분야로의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금 하는 일은 한국을 넘어 세계 최초로 골프 데이터 표준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골프를 자꾸 멘탈 스포츠라 일컫는데 그건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못해서 그런 것이거든요. 언젠가는 골프를 과학 스포츠로 저희가 만들 겁니다.”(강위수 대표)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