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사망 전 CCTV 충격…16시간 학대 당해

  • 기사입력 2023.03.21 09:37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쳐)
(사진=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쳐)

의붓어머니와 친아버지의 상습 학대로 세상을 떠난 인천 초등생 A군(11)의 사망 직전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는 '지옥이 된 5년 - 인천 초등학생 사망 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인천 초등학생 학대 사망 사건을 조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A군은 사망 전 16시간 동안 의붓어머니 B씨에 의해 얼굴이 바지에 가려진 채 의자에 결박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에게 상습적으로 학대당한 A군(11)은 지난 2월 7일 인천의 한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도착했다. 당시 A군은 키 149㎝에 몸무게 29.5㎏으로 영양결핍 상태였고, 계절에 맞지 않은 얆은 속옷 재질의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다.

경찰의 설명에 의하면 A군의 몸에는 멍과 상처들이 가득했고 허벅지에는 뾰족한 것에 찔린 상처가 수십군데 발견됐다. 또 항문 쪽에는 화상을 의심할 만한 피부 변형이 발견됐다. 

그알 제작진에 따르면 학대 당시 A군의 얼굴은 바지로 가려져 있고 커튼 끈으로 팔다리는 의자에 묶여 있다. 계모는 커튼 끈으로 A군을 결박한 뒤 홈 CCTV으로 감시하고 있었다. 또한 A군에게 스피커 너머로 지속적인 욕설과 폭언 등을 퍼부었으며, 새벽 5시부터는 A군을 깨워 성경 필사를 지시했다고 한다.

집 인근 편의점 CCTV에도 A군의 모습이 담겼다. A군은 사망 전날이었던 지난달 6일 오후 4시쯤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를 사먹는 장면이 포착됐다. A군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음료수를 마시다 창가로 가 주변을 살피며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멍한 표정에 얼굴 근육들은 다 처진 상태로 찍혔다. 

의료진에 따르면 A군의 사인은 여러 둔력에 의한 사망이었다. 이는 온몸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맞아 피부 속에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이를 본 의료진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곧바로 신고했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구미옥)는 지난 7일 계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친부를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등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검찰 보완 수사 결과 계모는 9개월 동안 자택에서 A군의 허벅지를 연필로 찌르거나 눈을 가린 채 커튼 끈으로 의자에 묶는 등 40여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부도 지난 1년간 A군을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유기·방임한 혐의를 받는다.

친부와 계모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 차원에서의 체벌만 인정할 뿐, 대부분의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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