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미세먼지 해결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 중책 수락

文 대통령, 21일 반기문 접견
반 전 총장 “국가재난에 정파 따로 없어” 소신발언
해외에서 국내 대기질 문제 외면할 수 없어 수락

  • 기사입력 2019.03.21 18:55
  • 최종수정 2019.03.21 18:56
  • 기자명 공성종 기자
문 대통령 예방하는 반 전 총장(좌)(사진=청와대 홈페이지)
문 대통령 예방하는 반 전 총장(좌)(사진=청와대 홈페이지)

21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번 반 전 총장의 청와대 예방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 위한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을 수락하기 위한 자리로 이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이 논의됐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9월 이후 1년 반만에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국내적인 문제뿐만 아닌 미세먼지가 중국과도 관련된 문제로, 미세먼지 문제를 한국과 중국이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런 일을 해주는 데 반 총장님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만들어진 기구는 민간ㆍ공공을 아우르는 범국가적 성격”이라며 “범국가라는 표현에 반 총장님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청와대 예방 직후 반 전 총장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미세먼지는 이념도 정파도 국경도 없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춘주관 브리핑룸에서 연설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반 전 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외교보좌관 직을 맡아 청와대의 핵심 수뇌부 역할을 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은 “정부는 미세먼지를 이미 국가 재난으로 규정했다.”라고 했고 “목표를 세웠으면 달성해야 하며, 정부 부처는 특단의 각오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임해야 한다.”며 의지를 밝혔다. 또한 “조금 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출범에 관해 상세한 의견을 나눴다”며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야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중책을 맡겨준 대통령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반 전 총장은 “돌이켜 보면 제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재임한 10년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파리 기후변화협약’ 체결에 헌신한 기간이었고 국제사회가 이를 유엔 창설 후 최대 업적으로 평가하는 데 큰 자부심이 있다.”며 “퇴임 후 세계 곳곳을 다니며 파리기후변화 협약 이행과 지구 생태환경 복원 등을 위한 노력을 호소했다.”라며 회고했다. 또한 “이를 고려해 이번에 국가적 중책을 제의받았고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 번 전면에서 실천할 기회라 생각해 수락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망설임도 없잖아 있었다.”며 “많은 분이 우려와 걱정을 표했다.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결이 쉽지 않고 해결되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를 위한 그분들의 충정을 이해하지만 지속가능발전과 기후변화 행동을 위해 해외에 나가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우리 국민이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협 받는 상황에서 어렵다고 회피하는 건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세먼지의 국내외적 배출 원인의 과학적인 규명이 중요하다”며 “원인은 상당 부분 규명됐지만, 과학적 정밀성이 필요하며, 이에 기초해 정확한 해결방안과 다양한 정책적 옵션이 제시될 수 있어 구체적 실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반 전 총장은 “범국가적 기구를 만든다 해서 미세먼지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는 게 아님을 국민도 잘 아실 것”이라며 “개인부터 산업계ㆍ정치권ㆍ정부까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사회적 합의로 해결책을 도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등 동북아 국가와의 협력과 공동대응도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적으로 성공한 사례를 찾아 우리 실정에 맞는 최상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끝으로 그는 “정부 유관부처는 미세먼지 줄이기가 전 국민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인 만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에 유연성·집중력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반 전 총장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민간·공공 범국가적 기구 위원장 수락과 소신발언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와 주변국가에 미세먼지가 사라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환경경찰뉴스 공성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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