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100년 만에 고국 귀환

문재인 대통령,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 최초 주관

  • 기사입력 2019.04.22 16:27
  • 최종수정 2019.04.22 16:2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청와대)
(사진출처=청와대)

100년 전 조국의 독립과 항일투쟁을 위해 머나먼 타지에서 활동하다 숨진 독립유공자들의 유해가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에서 현지에 안장돼 있던 계봉우·황운정 애국지사의 유해 봉환식을 주관했다. 국외에서 대통령이 직접 봉환식을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함경남도 영흥 출신인 계봉우 지사(1880.8.1~1959.7.5)는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북간도 대표로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을 했고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후에 ‘조선문법’, ‘조선역사’ 등을 집필하며 민족 교육에 전념했다. 이 공로로 정부는 1995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함경북도 온성 출신인 황운정 지사(1899.9.11~1989.12.31)는 1919년 함경북도 종성과 온성 일대에서 3·1운동에 참가했으며 러시아 연해주에서 항일 투쟁을 전개했다. 이에 정부는 2005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카자흐스탄 애국지사 유해 봉환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번 행사는 3·1운동 및 임정수립 100주년과 문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이 맞물려 치러지게 됐다.

이번 봉환식으로 돌아오는 유해는 두 애국지사뿐만 아니라 배우자까지 모두 4위로 유가족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2호기)로 모셨다.

이날 유해 봉환식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유가족, 순방단과 카자흐스탄 정부 관계자가 참석하여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네 분을 모시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임무이며, 독립운동을 완성하는 일”이라며 “어려운 결정을 한 유가족에게 위로와 감사를 드리고, 성심성의를 다해 도와준 카자흐스탄 정부에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머나먼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하신 독립유공자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가족의 의사에 따라 계봉우 지사 부부의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황운정 지사 부부의 유해는 국립대전현충원에 각각 안장됐다.

계봉우 지사의 손녀인 신 류보피 씨는 “조부께서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열망하셨는데, 마침내 그 꿈이 이뤄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이 모든 수고와 비용을 부담해 주어 후손들은 매우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국외에 있는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사업은 1946년 민간 차원에서 추진해오다 1975년부터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이관해 시행하고 있다. 두 분의 유해를 포함해 지금까지 9개국 총 141위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됐다. 국가보훈처는 봉오산 전투의 영웅으로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받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도 추진 중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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