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기업 1분기 어닝 쇼크…10곳 중 3곳 ‘비상’

전년 대비 평균 41.5% 감소…증권가 “2분기 개선 여부 회의적”

  • 기사입력 2019.04.29 19:00
  • 최종수정 2019.04.30 09:01
  • 기자명 임영빈 기자
대신증권은 올 1분기 상장 기업들 중 경기에 민감하고 수출주 중심으로 이익전망 하향조정이 뚜렷한 반면, 상대적으로 내수주 실적은 안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사진출처=대신증권)
대신증권은 올 1분기 상장 기업들 중 경기에 민감하고 수출주 중심으로 이익전망 하향조정이 뚜렷한 반면, 상대적으로 내수주 실적은 안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사진출처=대신증권)

1분기 성적표를 받은 기업들의 표정이 그리 썩 밝지 않다. 상장된 기업들 중 절반가량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연초에 1분기 실적 부진이 일찌감치 예고됐지만 실제 실적은 이보다 더 안 좋게 나타났다.

지난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67곳의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32조 4841억 원) 대비 41.50% 감소한 총 19조 2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는 전자·화학 등 주력 수출사업의 부진이 지목되고 있다.

반도체 업종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내외 급락했으며 삼성물산,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화학과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의 부진이 치명적이었다.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준 곳은 역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이달 5일 잠정 실적을 공개하며 매출 52조 원, 영업이익 6조 2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0.4%나 하락했고 2018년 4분기와 비교해도 42.6%나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 역시 삼성전자와 유사함을 보였다. 지난 25일 동사 실적 발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3% 감소한 6조 7727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7% 하락한 1조 366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보면 영업이익이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정유 화학 업종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LG화학은 배터리 분야 실적 악화로 말미암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7% 줄어든 2754억 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도 석유화학제품의 마진 감소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3% 감소한 3311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 건설 업종 등에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판매 효과로 영업이익이 21% 늘었으며 기아차는 충당금 환입(4300억 원) 영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약 2배 증가했다.

GS건설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10% 이상 높게 나왔으며, 코오롱글로벌도 시장 기대치 대비 20%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

연초 반도체 불황과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1분기 실적 부진은 지속적으로 예고됐다. 그러나 대다수 상장 기업들이 실제 받아들인 성적표는 예상보다 더 나빴다.

문제는 1분기 부진이 2분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이영곤 연구원은 “국내 간판 기업들이 대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것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둔화, 환율 변동성 확대, 유가 급등락 등 대외 요인과 내수경기 부진 등 대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시장 눈높이가 많이 낮아졌음에도 이마저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 역시 “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중국의 경기 부양책은 자국 내수 중심인 만큼 빨라도 올 연말은 돼야 기업 실적이 나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미국 경기가 둔화될 수 있고 미국과 유럽연합 간 무역분쟁 이슈 등도 있어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더 낮춰야 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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