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피부가 흘러 내려요

이 기자가 전하는 세계 환경 오염 사건 Ⅻ
일본 최대 식품 오염사건, 가네미유 사건

  • 기사입력 2019.05.21 13:52
  • 최종수정 2019.05.22 22:27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1968년 3월 일본 가네미 지방에서는 여드름과 비슷한  피부병 환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이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 지역 가네미대학과 보건소는 9개월동안 역학 조사를 실시하게 되었죠.

결과는 너무나 충격적이었어요. 이 피부병은 유기염소 화합물 PCB(Poly Chloinated Biphenyl)의 다이옥신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사람들이 다이옥신을 먹게 되었을까요?

당시 가네미회사에서는 '가네미 라이스 오일'이라는 쌀겨로 만든 식용유를 제조 판매하고 있었어요. 회사는 이 식용유가 고급재료로 만들어 건강에 좋다고 홍보까지 했죠.

그런데 공장에서 식용유 제조시 부식된 파이프로 유기염소 화합물 PCB의 다이옥신이 섞여들어간 거에요. 이 식용유로 요리를 만든 사람들은 이 다이옥신 물질을 그대로 오염이 되었어요. 그리고 이 식용유로 조리한 음식을 먹은 나가사키현과 후쿠오카현, 키타큐슈사람들에게 피부병이 발생하게 된 거고요.

사건발생 당시 환자들은 67㎍의 PCB를 섭취한 것으로 밝혀졌고 5개월 후에는 만성중독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환자들에게 간장애, 안지분비과다, 성장지연, 성욕감퇴, 내분비 장애, 말초신경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그 수는 1만 4000여명에 이르렀어요.

그 중 1068명은 증세가 심해져 특별한 치료가 필요했고요. 뿐만 아니라 이 지방의 닭 100만마리가 가네미유가 함유된 먹이를 먹고 중독되어 그 중 70만마리가 죽었답니다. 이 사고로 1972년 6월까지 17명이 사망했어요.

이 사건의 심각성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나타났다는 거에요. 카네미오일을 섭취했던 어린 아이가 나이를 먹고 성인이 되어 피부색이 간장빛처럼 어두운 '검은아기'를 낳았던 거죠. 게다가 환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전신의 피부에 종양이 생겨 손으로만 만져도 피부가 흘러내렸어요. 피부에 고름이 차고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병의 증상으로 환자들은 일본 사회에서  이지메의 대상이 되기도 했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은 1972년 PCB와 같이 자연환경에서 분해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특정화학물질로 규정하고 이를 법률로 규제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국가는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 구제를 위한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아 일본 국민들의 비난을 받았죠. 피해자들은 죽을 때까지 고통받으면서 살아야 했어요.

한국은 그동안 PCB의 우수한 절연성 때문에 변압기 및 전기제품에 많이 사용해왔어요. 하지만  환경오염의 위험성 때문에 1983년부터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사용을 금하고 있어요.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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