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증인채택 막아준 대가로 김성태 딸 정규직 채용

檢 ,이석채 전 회장 진술확보
KT 내 부정채용대상자 징계규정 마련 필요

  • 기사입력 2019.05.22 16:35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자유한국당)
(사진출처=자유한국당)

이석채 전 KT회장의 채용비리사건의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채용의 결정적 계기가 된 사건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회장의 국정 감사 증인 채택을 막아줬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진술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야당 의원들은 이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를 강력하게 요청했으나 당시 여당(새누리당) 간사였던 김 의원이 반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본 이 회장은 “김 의원이 KT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딸을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게 해보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KT는 당시 서류합격자 발표가 된 상황이라 서류를 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의 딸에게 인성검사를 치르게 했다. 김 의원의 딸은 인성검사 결과마저 불합격이었으나 8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정규직에 최종합격했다.

검찰(서울남부지검 형사6부, 김영일 부장검사)은 지난 9일 김 의원의 딸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 했다. 김 의원 딸은 “부정채용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딸은 2018년 초 KT를 퇴사한 상태다.

검찰은 김 의원에게 부정청탁 후 수뢰죄나 제3자 뇌물죄 등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 의원의 소환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당시 이 전 회장은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정감사 관련법에 따라 증인 채택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청탁을 하지 않았고 부정 채용도 없었다”고 세간의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이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에 몹시 분노했다. 검찰이 김 의원의 딸을 소환 조사했다고 처음 보도한 KBS를 향해 "언론 폭력"이라고 비판했으며 21일 더불어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의원은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하며 “박 의원은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감시해야 할 국회 법사위원일뿐 아니라 집권여당의 최고위원이자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누구보다 검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라면서 박 최고위원이 전날 자신에 대한 검찰의 소환조사를 촉구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KT 채용비리 수사’는 ‘김성태 죽이기’에 초점을 맞춰 정치적으로 기획된 사건”이라며 “박 최고위원이 같은 민주당 출신의 문희상 국회의장, 변재일 의원 친인척, 유은혜·노웅래 의원 보좌진의 KT 입사 관련 의혹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 휘하의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는 것은 가증스런 작태”라고 비난했다.

한편 지난 12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2012년 KT 채용 비리에 연루되어 입사한 12명 중 10명이현재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조사에서 추가확인 된 채용 청탁인사는 허범도 전 자유한국당 의원,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전 사장, 정영태 동반성장 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KTDS전 대표 등이다.

검찰이 확인한 KT 부정채용 건은 2012년 상반기 대졸 공채에서 3명, 2012년 하반기 대졸 공채 5명, 같은 해 별도로 진행된 홈고객부문 채용에서 4명 등 총 12명이다.

이 중 2012년 상반기 채용된 허 의원의 딸과 하반기 채용된 김 의원 딸은 현재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나머지 10명은 그대로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사건수사를 담당하는 남부 지검 검사장의 장인도 처조카 취업을 KT에 청탁한 정황이 포착되어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KT새노조는 부정채용 대상자에 대한 검찰의 조속한 조사를 촉구하고 부정채용 대상자들의 KT 자체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KT 인사규정에는 부정채용에 대한 세부적 처벌조항이 없어 실제로 징계가 이어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관해 KT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사가 진행되는 사안인 만큼 수사결과에 따라 회사 내부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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