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엄마, 앞이 보이지 않아요!

이 기자가 전하는 세계의 환경오염 사건들 17
미국 뉴멕시코주 알라모골드 수은 검출 사건

  • 기사입력 2019.06.07 13:4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1969년 미국 뉴멕시코주 알라모골드의 한 농가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농가에서 사육하던 돼지와 개가 실명한 거에요. 돼지들과 개가 앞이 보이지 않자 사육장에서 소란이 벌어졌고 끝내 실명된 가축들은 죽고 말았답니다. 더 끔찍한 일은 농가의 아이들도 눈이 멀게 된 거에요.

미국정부는 조사에 착수했고 돼지에게 먹인 곡물찌꺼기에서 수은을 발견했어요. 당시 많은 농가에서 곡물이 곰팡이류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파노젠이라는 농약을 뿌렸는데 이 농약에 메칠수은이 포함되어 있었던 거죠. 곡물 저장창고에는 다량의 메칠수은이 검출되었고 이 곡물찌꺼기를 먹은 가축들의 눈이 멀어지게 된 거에요.

놀라운 것은 이와 비슷한 사건들이 미국 여러 곳에 일어나고 있었지만 원인을 몰라 묻혀졌다는 거에요.

미국 농무성은 즉각 수은이 포함된 농약, 파노젠의 판매를 금지시켰어요. 하지만 농약 제조업체는 어이없게도 농무성을 상대로 제소했어요. 이들은 파노젠이 미국 식량 증산에 기여해 왔고 이번 사건이 수은 농약의 사용으로 발생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어요.

결국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파노젠을 다시 팔도록 허락했답니다.

수은 등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는 농약은 병원균체내의 단백질, 효소 등과 결합하여 기능을 마비시키므로 여러 가지 병충해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왔어요.

하지만 이러한 농약은 생산한 농산물에 오랫동안 남아있고 가축과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므로 1970년대에는 사용이 금지되었답니다. 현재 유통되고 있는 농약에는 수은이나 카드뮴등의 유해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