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도끼 난동범으로부터 원아들 지키려다 머리다친 교사

어린이집 앞에서 손도끼 난동 40대 男, 3명 다치게 해
보육교사 재빨리 문 잠가 큰 피해 막아

  • 기사입력 2019.06.14 11:49
  • 기자명 이의정 기자
해당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보건복지부)
해당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보건복지부)

한 보육교사의 발빠른 대처가 어린이집 원아들의 생명을 구했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3일 성동구 소재의 한 어린이집 앞에서 손도끼를 휘둘러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한모 씨(47세·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13일 오전 10시 20분쯤 길이 30cm가량의 손도끼 2개를 들고 어린이집 앞에 나타나 위모 씨(65세·여)에게 손도끼를 휘둘렀다. 위 씨는 이 어린이집에 다니는 손녀에게 약을 가져다 주고 나오던 길이었다.

한 씨는 이어 어린이집 옆 문화센터 강사 김모 씨(33세·여)도 공격했다.

이 때 어린이집 교사 문모 씨(30세·여)는 위씨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한씨는 문 씨에게도 손도끼를 휘둘러 가격했다.

문 씨는 어린이집을 나올 당시 한 씨와 눈이 마주치자 재빨리 어린이집 출입문을 잠갔다. 당시 어린이집 안에는 3세 이하 어린이 53명과 원장 및 9명의 보육교사가 있었다. 문 씨의 발빠른 대처로 하마터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을 막은 것이다.

한 씨의 공격으로 머리를 크게 다친 위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와 문 씨도 머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평소 아이들을 아낀 어린이집 교사 문 씨는 아이들을 지켜야 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당시 아찔한 상황을 소회했다.

한편 한 씨는 어린이집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 교회에서 일하는 친형을 만나기 위해 사건장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에서 한 씨의 형은 “동생이 돈을 빌려 달라고 했는데 거절한 적이 있다”며 “이 일에 앙심을 품고 찾아온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한 씨는 사건 현장에서 형이 나타나자 달아났고 한 씨의 형은 1km가량 그 뒤를 쫓았다. 사건 현장을 지나가던 행인이 위 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한 씨는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근처에서 경찰에게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당시 한씨는 음주상태가 아니었다”며 “한씨가 정신질환과 관련해 병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범행현장의 CCTV를 확보해 한 씨의 동선과 범행동기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 한 씨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사건으로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놀란 가슴을 안고 어린이집으로 달려왔다. 학부모들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어린이들을 집으로 데리고 갔고 어린이집은 2시 30분경 문을 닫았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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