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전기요금 한시적 인하, 누진구간 확대안 확정

국민 부담 덜지만 한전 수천억 떠안을 판
누진제 틀은 그대로, 보여주기식 개편안 비난

  • 기사입력 2019.06.19 21:21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올여름 7·8월 두 달간 누진제 구간이 확대 돼 1600만여 가구의 주택용 전기요금이 월평균 1만 원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겠지만 한전은 울상을 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이하 산업부)와 한국전력(사장 김종갑, 이하 한전)은 민관합동 전기요금 ‘누진제 테스크포스(이하 TF)’가 18일 제시한 누진구간 확대안(1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한전은 여름철 이상기온 상시화로 주택용 전기요금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18년 12월부터 소비자 단체 및 학계, 국책 연구기관 등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누진제 TF를 구성하고 개편방안을 검토해왔다.

TF는 제도 개편에 대한 소비자 의견의 다양성을 고려하여 지난 3일 누진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철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늘리는 ‘누진구간 확대안’(1안), 여름철에만 누진제 3단계를 폐지하는 ‘누진단계 축소안’(2안), 연중 단일요금제로 운영하는 ‘누진제 폐지안’(3안) 3가지 안을 공개했다.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TF는 이후 공청회와 심층 여론조사, 인터넷 게시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1안을 최종 권고안으로 선택했다.

1안을 채택한 것은 3개안 중 가장 많은 가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1안에 따르면 1단계 구간은 현행 0∼200㎾h에서 0∼300㎾h로, 2단계는 201∼400㎾h에서 301∼450㎾h로, 3단계는 400㎾h 초과에서 450㎾h 초과로 늘어난다.

이렇게 누진구간이 확대되면 할인혜택을 받는 가구는 1629만 가구(2018년 사용량 기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할인액은 월 1만142원이고 요금이 오르는 가구는 없다.

한전은 최종 권고안을 토대로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신청을 하면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인가를 통해 7월부터 새로운 요금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개편안의 후폭풍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누진제 기본틀은 바뀌지 않은 채, 한시적으로 요금을 인하하는 선심성 개편안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 1분기 역대 최대적자(영업손실 6299억 원)를 기록 중인 한전으로서는 할인요금 2800억 원(2018년 기준)가량을 떠안게 돼 영업손실을 더욱 가중시킬 전망이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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