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기업 그룹의 ‘흥망성쇠’ 결정짓는 자회사 투자 논란

순이익의 25%를 자회사 유진홈데이에 지원
5개월 간 3회 걸쳐 단기차입금 67억 지급
부채가 자기자본 웃돌며 부채 상환 ‘미지수’

  • 기사입력 2019.07.05 16:49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사진출처=유진그룹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사진출처=유진그룹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셋째 아들 회사에 지나친 애착을 보이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 회장의 독단적 경영방식이 무리한 자회사 투자로 이어지며 그룹의 ‘흥망성쇠’를 결정짓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올라온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 공시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모기업인 유진기업이 100%지분을 보유한 유진홈데이(대표이사 유순태)’를 기업집단에 편입했다.

그러나 유진홈데이의 기업정보가 공개됨에 따라, 모회사의 무리한 지원 사격도 함께 드러났다.

유진기업은 유진홈데이에 5개월 사이 3차례에 걸쳐 67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지원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유진홈데이의 부채규모는 이미 회사의 자기자본을 훌쩍 웃돈 상태다.

유진기업은 올해 2월 28일과 4월 30일, 5월 30일 총 3회에 걸쳐 운영자금 용도로 유진홈데이에 단기차입금을 지급했다. 유진기업이 지급한 차입금액은 2월 30억, 4월 13억, 5월 24억으로 총 67억 원(이자율 4.60%)이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채무를 일컫는다. 따라서 유진홈데이가 모회사로부터 빌린 채무상환기간은 앞으로 11개월 남짓 밖에 남지 않았다. 유진홈데이는 내년 5월까지 모회사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67억 원 모두 상환해야한다.

유진홈데이는 직전사업연도말 자기자본 규모가 57억여 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유진홈데이가 모회사로부터 무리하게 빌려 쓴 단기차입금으로 인해, 이 회사는 현재 자기자본보다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지난 해 유진홈데이의 손익현황을 살펴보면 이 회사는 실적이 부진하다. 성장가능성이 낮게 나타나고 있다.

유진홈데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206억 6500만 원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손실로 돌아섰으며(-76억 3900만 원), 당기순손실 또한 -88억 3300만 원이다.

유진홈데이가 사업이익이 발생되기 전까지 모회사의 출혈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유진기업은 지난 해 매출액이 1조 4,510억 원인 반면, 영업이익은 1308억 원에 그치며 당기순이익은 전년과 대비해 무려 31%나 급감했다.

2017년 유진기업의 당기순이익은 858억 원인 반면, 2018년에는 266억 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유진기업은 당기순이익에서 무려 25%의 비중을 차지하는 단기차입금을 신생 자회사 '유진홈데이'에 지원하며 물쓰듯 회사돈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유 회장이 주변의 반대에도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는 후문마저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유진기업 관계자는 자회사인 유진홈데이에 지원한 단기차입금 규모와 관련해서 “사업 초기 기반 마련을 위해 예상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유진기업은 신생 자회사가 성장하기까지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사업 분야인 건자재 유통 사업, 홈 임프루브먼트(Home Improvement) 사업을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유 회장은 “일하는 방식을 타깃 시장의 고객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이들 신사업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방침을 설정했다.

올 3월 선보인 유진그룹이 자사 홈인테리어 브랜드인 ‘홈데이’와 건축자재 브랜드 매장 ‘홈센터’를 합친 ‘에이스 홈센터&홈데이 용산점’이 그 예시다. 자사 뿐만 아니라 300여 종에 달하는 각종 인테리어 브랜드 자재와 공구, 철물과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복합 매장이 ‘에이서 홈센터&홈데이 용산점’이다.

2018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 홈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0년 9조 1000억 원에서 2016년 28조 4000억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오는 2020년에는 41조 5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유진그룹도 합리적인 가격과 최상의 제품을 전문 건설업체에 납품하는 기존 사업 모델을 확장해 다양한 건자재와 인테리어 상품을 고객 중심으로 서비스하는 종합건자재 유통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유 회장이 건자재 유통 및 인테리어업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유진홈데이는 2015년 5월 설립됐으며 지난해 2월 유 회장의 삼남 유순태 당시 경영지원실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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