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故 정두언 극단적 선택”…부검 없이 사망 종결

타살혐의점 없고 유족도 원치 않아…여·야 일제히 애도
MB 최측근에서 저격수까지…영욕의 삶 살다간 보수 논객

  • 기사입력 2019.07.17 17:44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사진출처=정두언 전 국회의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사진출처=정두언 전 국회의원 공식 블로그 갈무리)

정두언 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지난 16일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정 의원은 사망 당일 오전에 평소처럼 고정 출연중인 라디오 방송에 나왔기에 당황스럽다는 반응마저 일고 있다.

지난 16일 정 전 의원은 자택에 유서를 써놓고 나갔으며 부인이 이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수색한 끝에 오후 4시 25분경 북한산자락길에서 시신이 발견됐다.

이튿날인 17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타살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유족의 뜻을 존중해 부검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인근의 CCTV 확인 및 현장 감식, 검시 결과 등과 유족들의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타살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원이 남긴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고 사랑한다. 장례는 크게 치르지 마라. 조용히 치러달라. 어머니 옆에 화장해서 묻어달라’라는 내용이 자필로 작성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의원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야 인사 모두 빈소를 방문해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고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이 생전 깊게 인연을 맺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재 보석 상태로 외부 출입이 제한돼 있어 조화와 함께 이재오 전 국회의원을 통해 조문사를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조문사에서 “매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영어(囹圄)의 몸이 되지 않았으면 한 번 만나려고 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라고 고인에 대한 심정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정치적 입장을 떠나 솔직하고 용기있는 보기 드문 선배 정치인으로 존경했던 분이었다”며 “유가족의 고통과 상처에 깊이 공감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고 전했다.

빈소를 직접 찾은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마지막까지 고인이 혼자서 감당했을 괴로움이나 절망을 생각하면 제가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가슴이 아프다”라면서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세상에서 편하게 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적으로 교유한 분은 아니지만, 그간의 정치행보와 방송 발언 등을 보면서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깔끔한 성품의 보수 선배로 느껴졌다”라고 고인에 대해 회상했다.

정 전 의원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차려졌으며 이날 오전 9시부터 조문을 받고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경기 성남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정 전 의원은 제17대~19대 국회의원이었으며 지역구는 서울 서대문구 을 지역이었다. 2000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당시 이명박 캠프에 합류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당선에 일조했다.

이후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명박 후보 캠프의 선대위 기획본부장과 전략기획 총괄 팀장으로써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했다. 이후 대통령 당선자 보좌역이 되면서 MB정권의 핵심 실세 대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MB정부 초기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2008년 총선 출마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으며 권력 핵심에서 밀려났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낙마한 뒤에는 주로 라디오와 TV시사방송 등에서 보수 논객으로 활약했다. 이 시기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등 소위 ‘MB 저격수’로의 모습을 보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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