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지금은 싸울 때 아냐, 최선 다해 대통령 도울 때”

日 의존 벗어나, 수입처 다변화·국산화 강조
대한상의, 언제든 정부-경제계 연결통로 역할 할 것

  • 기사입력 2019.07.18 16:57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대한상공회의소)
(사진출처=대한상공회의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국민의 지지와, 국회 및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한 데 대해 경제계가 힘을 실었다.

박용만(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은 17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년 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해 견해차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은 서로 비난하거나 갑론을박을 할 시기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대통령을 도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서도 “일본은 치밀하게 정부 부처 간 공동 작업까지 해며 선택한 작전으로 보복을 해오는데, 우리는 서로 비난하기 바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회장은 “지금은 밥 짓는데 집중해야 할 때지 밥 그릇 갖고 싸울 때가 아니다”며“ 저로 참기도 하고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같이 대처하는 모습이 안보여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식과 관련한 질문에는 장기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는 단기 리스크의 해결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은 재발 우려가 높은 사안”이라며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에 기업들이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핵심 소재·부품·장비의 일본 의존 탈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입처 다변화·국산화를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국산 불화수소 품질 테스트, 중국으로부터 수입 추진 등 ‘탈일본’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시점에서 재계의 인식을 대변한 발언이라고 해석된다.

그는 “최근 공급의 안전성이 훼손되는 문제는 기업들에게 공급선 다변화라는 문제에 동기부여가 됐다”며 국산 소재·부품 산업 육성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국산화에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일본 제품의 공급 안정성이 담보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국내 기업 대처가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기업들이 최선을 다해 대처하려면 정부와 국회가 전폭적으로 도와줘야 한다”면서 정부의 제도개혁과 민관 공조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대한상의가 언제든지 기업과 정부간의 ‘핫라인’ 또는 창구 역할을 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1952년 제정된 상공회의소법에 의해 설립된 법정단체다. 전국 18만 상공인을 대변하는 단체로 대기업 회원이 2%, 중소·중견기업이 98% 정도를 차지한다. 반세기 이상 재계를 대표하는 이익단체로 자리매김해 왔던 전경련이 2017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그 위상이 실추되자 사실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자리 잡았다. 대한상의는 ‘소통의 달인’ 박용만 회장을 중심으로 정부와 재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자리 정책을 두고 정부와 재계의 만남을 주선했고, 문 대통령의 첫 미국 순방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구성도 주도했다.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전 세계 170여개 상의가 국제행사 때 마다 서로 지원하는 등 협력하고 있으며 북한 평양에도 상의가 설립돼 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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