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농촌 외국인 노동자 폭행 영상, SNS서 급속도로 확산

농촌 외국인 노동자 인권문제 취약성 드러나…경찰 사건 경위 수사 착수

  • 기사입력 2019.08.02 13:42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페이스북 갈무리)
(사진출처=페이스북 갈무리)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노동자를 한국인 남성이 폭행하고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올라와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인터넷으로 유포되고 있는 영상 속 폭행 가해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는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한국주재사무소장 명의의 고발장을 접수해 2일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페이스북에 농촌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관리자로 추정되는 한국인 남성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한국인 남성은 외국인 노동자에게 심한 “빨리 일하라고 XX. 죽여 버리기 전에”라는 폭언을 하기도 했다.

영상속 한국 남성은 외국인 노동자가 장갑을 달라고 해서 화가 난 듯 했고 외국인 노동자의 태도가 자신의 맘에 들지 않는다고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이 폭행은 다른 한국인 남성이 말리면서 중단됐다.

해당 영상은 한국 유학 중인 우즈베키스탄 대학생이 촬영해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한국인 남성의 태도를 비난하며 격분했다.

결국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한국주재사무소는 지난달 31일 영상 속 남성을 찾아 처벌해달라며 광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피해 외국인이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정확한 국적과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해당 영상을 처음 올린 사람을 찾아 사건 경위 및 사실관계를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 남성이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져 파문이 일었다.

이 남성은 두 살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외국인 아내를 폭행했다.

해당 영상은 국내뿐 아니라 베트남 누리꾼들 사이에도 공분을 일으켰고, 경찰은 같은 달 22일 영상 속 남성을 상습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번 사건으로 농촌지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및 여성들에 대한 인권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말에 서툴고 취업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이들이 대다수여서 피해를 당해도 제대로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농촌지역 특성에 맞는 실효성 있는 교육이 노동자 및 지역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보호처와 통역지원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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