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위니아 김치냉장고 ‘딤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대책마련 시급

김치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서 화재 사고 지난 5년간 꾸준히 증가
리콜 외엔 전무한 소비자 안전대책…리콜 대상마저도 제한적
‘화재 은폐’ 시도하려다 더 큰 비난 받은 BMW,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 기사입력 2019.08.22 16:08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세탁기, 김치냉장고 등 대다수 가정에서 구비하고 있는 가전제품에서 화재사고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중심에 대유위니아가 자리하고 있단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유위니아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사진출처=인터넷 커뮤니티)
세탁기, 김치냉장고 등 대다수 가정에서 구비하고 있는 가전제품에서 화재사고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중심에 대유위니아가 자리하고 있단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유위니아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사진출처=인터넷 커뮤니티)

대유위니아 그룹(회장 박영우, 이하 대유위니아)이 자랑하는 대표 제품 김치냉장고 ‘딤채’의 안전성을 두고 다시금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5년 새 서울에서 발생한 가전제품 화재 중 대유위니아의 딤채에서 촉발된 사건 수가 무려 70%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딤채를 비롯한 대유위니아 그룹의 김치냉장고, 세탁기 등 이른바 백색가전의 안전성 논란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10년 이상 된 노후 제품에서 화재 발생 가능성이 급증한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룹 측은 여태까지 이를 귀담아듣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1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사건 중 김치냉장고 사고건수 224건 중 70%(157건)이 대유위니아 제품에서 비롯됐다.  (사진출처=한국소비자원)
지난 21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에서 발생한 화재사건 중 김치냉장고 사고건수 224건 중 70%(157건)이 대유위니아 제품에서 비롯됐다. (사진출처=한국소비자원)

지난 21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5년간(2014~2018) 서울에서 발생한 김치냉장고 화재 관련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서울에서 발생한 김치냉장고 화재건수는 총 224건이었으며 이 중 화재 원인으로 대유위니아 제품이 지목된 건수는 무려 157건(70.1%)이었다. 157건은 대유위니아가 2004년 이전에 생산한 김치냉장고에서 발생한 사고 건수를 집계한 수치다.

아울러 상술한 224건 중 제작년도를 알 수 있는 사건 수가 128건이었으며 이 중 대유위니아가 2001년부터 2004년 사이에 생산한 제품은 114건(89.1%)이나 됐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온도를 정밀 제어하는 김치냉장고 특성상 PCB에 부착된 릴레이 스위치는 성능 저하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제품이) 오래될수록 냉각 시스템 관련 부품 열화가 가중돼 화재 위험도 커진다”라고 경고했다.

이는 결국 제조사 권장 기간(7~10년)을 넘어 사용한 가전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소비자 스스로가 화재 발생 가능성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음을 방지한다.

비단 가전제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조사라면 마땅히 제품의 제조연도 혹은 사용 기간이 오래됐더라도 자사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가 손해를 당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를 소홀히 할 경우 그로 인해 발생하는 막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1년 전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BMW 차량화재 사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2018년 8월 국토교통부는 그해 1월부터 7월까지 BMW 차량에서 총 27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BMW가 화재를 야기할 수 잇는 차량의 결함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경찰이 BMW코리아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펼치기도 했다.

아울러 BMW를 향한 국민들의 지탄도 거셌다. 사고 발생 당시 이들은 “자동차 부품은 전 세계가 동일”하다고 적극 반론을 펼쳤으나 사고가 거듭되자 “(사고 원인은) 국산 부품 탓”으로 말을 바꾸는 등 사고의 원인을 은폐·축소하려는 꼼수를 부리기까지 했다.

권장안전 사용기관이 경과한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경우 점검을 받고 필요시에는 부품을 교체하는 등의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이를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조사 측의 노력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한국소비자원)
권장안전 사용기관이 경과한 김치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경우 점검을 받고 필요시에는 부품을 교체하는 등의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이를 사전에 충분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조사 측의 노력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 역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한국소비자원)

대유위니아 역시 제품 안전성이 도마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가정집에서 대유위니아 세탁기가 폭발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세탁기를 구매한 피해자가 불과 3개월 전에 매장을 직접 방문해 폭발한 세탁기를 구입했으며 화재를 진압했던 마포소방서 측이 화재의 원인을 “누전과는 관계가 없으며 세탁기 상부에서 발생한 발화”라고 지목하면서 소비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지난 2015년 12월 법원이 대유위니아 김치냉장고를 10년 넘게 사용하던 중 폭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당시 재판부는 “사용기간이 다소 오래됐어도 제조사는 소비자가 손해를 입지 않도록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고도의 주의 의무가 있다”라고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과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안전성 강화 및 보장 요구에도 불구하고 대유위니아는 2019년에 드렁서도 여전히 소비자들의 안전을 담보로 제품 팔기에만 급급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분노는 더욱 거세져만 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김치냉장고 등 가정 내 백색가전이 노쇠했을 경우의 위험성과 점검 필요성 등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제도적인 알림 장치 등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대유위니아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김치냉장고를 출시한 ‘선구자’를 자처한다면 그 누구보다 소비자 보호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날로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대유위니아는 “올해 말까지 ‘딤채’를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라고 홍보하면서 정작 안전사고 경감을 위한 뚜렷한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어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편, 본지는 이와 관련해 대유위니아 측 입장을 들어보고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사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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