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에 무슨일이... 전략기획사업부장 전격교체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 무산 책임으로 인한 좌천인사 의혹
정의선 부회장 지배구조 승계위한 합병 다시 시동거나

  • 기사입력 2019.08.26 16:50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현대건설 홈페이지)
(사진출처=현대건설 홈페이지)

현대건설(대표 박동욱)이 최근 전략기획사업부장 자리에 이석장 전무에서 황준하 외주실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이 같은 인사단행의 배경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략기획사업부라는 자리는 기획은 물론 대관업무부터 그룹 조정과 오너 승계 업무까지 담당하는 회사의 핵심부서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현대엔지니어링(대표 김창학)과의 합병이 무산된 책임을 묻는 좌천인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비상장 기업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을 합병하여 상장한 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치고 있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정 부회장은 지배구조 변경방안으로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매입하려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1642만 7074주)을 매입하려면 현재 23일 종가 24만 1500원 기준으로 3조 9671억3837만 1000원이 필요하다. 정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계열사들의 지분을 끌어모아도 부족하다. 이에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진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의 최대주주는 현대건설(38.62%)이다. 정의선 부회장은 11.72%를, 현대글로비스가 11.67%, 기아자동차가 9.35%, 현대모비스가 9.35%, 정몽구 회장이 4.6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정 부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중 유일한 비상장 계열사로 현대건설과 합병하여 상장한다면 정 부회장이 갖고 있는 주식가치는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 상장한다면 정 부회장의 주식가치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출처=힐스테이트 홈페이지)
(사진출처=힐스테이트 홈페이지)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38.6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 브랜드로 함께 쓰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비상장법인 합병 작업은 지분 관계가 중요하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지분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갖고 있다. 정 부회장은 자금확보를 위해 계열사를 매각할 때 현대차 주식은 팔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은 정 부회장의 경영승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2004년 현대엠코 지분 25.06%를 매입해 현대엠코의 최대주주에 올랐고 2014년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합병하면서 지분 11.72%를 완성했다.

현대엠코는 현대자동차공장의 신축과 증축 등 그룹사의 건설사업을 하기 위해 2002년 현대글로비스 아래 만든 회사다. 현대엠코는 현대차 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빠르게 성장했으며 정 수석부회장의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대엠코는 합병하기 전 2012년에도 전체 매출의 64%를 계열사를 통해 올렸다. 이런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뿐 아니라 매년 50% 이상의 배당성향을 보이며 400~500억 원 규모의 배당을 해 왔다.

최근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오토에버를 상장하면서 지분 절반을 매각해 1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앞으로도 계열사 보유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전략기획사업부장의 인사개편 및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에 관련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인사개편은 계열사 합병과 무관하며 합병에 관련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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