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열린 가습기 살균제 청문회...참사는 현재진행형

SK케미컬과 애경전현직 임직원 증인으로 출석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혐의는 일체 부인

  • 기사입력 2019.08.28 01:08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참여연대)
(사진출처=참여연대)

8년 만에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청문회가 열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제조·판매 기업 관계자들과 전·현직 관료들이 출석해 공식사과하고 피해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 이하 특조위)는 27일 오전 9시30분 서울시청 다목적 홀에서 ‘2019 가습기살균제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열었다. 

이번 청문회는 지난 2011년 6500여 명의 피해자와 140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이른바 가습기 살균제 참사에 대한 청문회가 열린 지 8년 만에 다시 열렸다. 이번 청문회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 중 CMIT-MIT라는 성분이 뒤늦게 유해성이 입증되면서 이를 원료로 살균제를 만들고 판매한 SK케미컬과 애경의 책임 추궁을 위해 마련됐다. 더불어 유해물질의 관리를 맡는 환경부와 관련 기관에 대한 책임 여부를 물었다. 가습기 참사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에는 판매 중단전까지 일부 군부대에서도 가습기살균제를 상당 기간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돼서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 특조위의 장완익 위원장은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기업과 정부는 여전히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이윤만 좇는 기업들은 인체 유해한 제품을 생산·유통·판매시켰고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시해야 할 정부는 이를 사실상 방치했다. 진상 규명과 제대로 된 피해자 지원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굳은 의지로 청문회에 임하겠다고” 전하며 청문회를 시작을 알렸다.

이날 본격적인 청문회에 앞서 피해자들의 증언이 있었다. 피해자들은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들것에 실려 출석했으며 한목소리로 기업의 책임을 낱낱이 밝히고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하고 일부 유착까지 있었던 정부 책임을 물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증인으로는 최창원 전 SK케미컬 대표(현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와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출석했다. 두 사람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며 피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 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고통 받으신 피해자와 가족분들게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어떤 법적 책임도 피하지 않고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채 부회장 역시 “부회장으로 재직기간 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안고 가겠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결과에 맞는 대응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SK케미컬과 애경산업 전·현직 임원들은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일체 부인했다. 채 부회장은 SK케미컬과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사태 대응 협의체를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그런 보고를 받은 적은 전혀 없다”며 “아는 내용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철 SK케미컬 대표이사도 “특별한 일이 아니면 보고되지 않는다”며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SK케미컬 가습기메이트 출시 이전 판매 의혹과 애경산업 증거인멸 의혹, 안전 보고서 묵시, 애경산업 피해자 사찰 의혹 등 SK케미컬과 애경산업의 제품 제조·판매 과정과 참사 대응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왔으나 증인 대부분은 모른다고 답변했다. 청문회는 28일까지 진행된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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