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불화수소 국산화 박차…‘탈(脫) 일본’ 가속도

삼성전자, 국산 불화수소 일부 공정 투입…SK하이닉스도 테스트 종료 임박
日 반도체 전문가 “사업 그 자체가 소멸할 수도” 경고

  • 기사입력 2019.09.05 21:13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사진출처=삼성전자 반도체 공식 블로그 갈무리)
(사진출처=삼성전자 반도체 공식 블로그 갈무리)

삼성전자(대표이사 김기남, 김현석, 고동진)와 SK하이닉스(대표이사 사장 이석희)가 반도체 소제 국산화에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일본산 불화수소를 쓰던 일부 반도체 생산 공정에 지난 주부터 국산 불화수소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국내 업체가 중국에서 원료를 들여와 만든 불화수소를 양산에 적용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제품을 시험해보면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현재 삼성은 민감도가 낮은 일부 라인에 국산 불화수소를 사용 중이다.

불화수소는 포토레지스트, 폴리아미드와 함께 일본이 수출 규제를 지정한 품목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공정에 쓰이는 핵심소재로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불필요한 회로나 불순물 등을 제거할 때 사용하는 물질이다. 현재 세계 시장의 70%를 일본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테스트를 마무리하기까지 약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으나 실제로는 수출 규제 조치가 이뤄진 지 두어 달 만에 조기 완료했다.

SK하이닉스 또한 불화수소 국산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가까운 시일 내로 양산에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도 국산 불화수소를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투입하면서 ‘일본 소재 독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일본산 대체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이르면 올해 안에 대부분의 공정에서 일본산 불화수소를 대체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지 않다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이 ‘탈(脫)일본’ 가속도를 낼수록, 일본의 분위기는 그만큼 가라앉고 있다. 삼성과 SK, LG 등 글로벌 업체들이 이들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속도로 국산화 공정을 진행하는 만큼, 이들이 일본 경제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나아가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일본의 반도체 산업 그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반도체 전문가 유노가미 다카시(湯之上隆) 미세가공연구소 소장은 지난 1일 국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일본이) 계속 이런 상태의 수출 규제를 유지한다면 향후 5년 뒤에는 일본 반도체 산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일본이 무너뜨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베 신조 총리를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한국을 찾아와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