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우리 정부도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 조정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
그동안 액상형 전자담배가 일반 권련 담배와 비교해 세금 부담이 절반 수준도 채 안 돼 형평성 논란이 불거져왔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이르면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는 물론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세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는지 함께 살필 계획이다.
23일 기획재정부(경제부총리 겸 장관 홍남기, 이하 기재부)는 “담배 종류별 세율의 객관적 비교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 간 공동으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면서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과세형평성이 문제될 경우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신종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율 조정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판매 추이, 일본 등 해외사례 등을 고려해 세율 조정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크게 충전형과 폐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충전형은 담배 기기에 액상 니코틴을 충전해 흡연할 수 있는 담배이고 폐쇄형은 담배 기기에 액상 니코틴이 담겨있는 카트리지인 pod를 끼워 흡연할 수 있는 담배다.
정부는 지난 2015년 1월 1일부터 니코틴 용액 1㎖당 제세부담금 1799원을 부과해왔다. 그러나 현재 시판 중인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의 액상 용액은 대부분 용량이 0.7㎖이며 그 결과 액상형 기본세율의 70% 수준인 1261원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는 일반 담배(20개비 기준)의 43.2%에 불과하며 일반 담배의 90% 수준인 궐련형 전자담배(2595.4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세율을 올려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액상형 전자담배가 시장 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것도 한 몫 한다. 지난 5월 말 국내 시장에 출시된 ‘쥴(JULL)’ 등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 판매량은 출시 한 달만에 610만개가 판매되는 등 파죽지세를 보인 바 있다. 기재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폐쇄형 액상 전자담배는 전체 시장의 0.7%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지난 20일 기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의심되는 ‘중증 폐 질환’ 및 사망 사례가 각각 530건, 8건이 보고됐으며,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사용 금지 또는 중단을 권고한다”라고 발표하면서 유해성 논란이 불거졌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0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중증 폐 질환의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기재부는 일반 궐련은 세율 인상 계획이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