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돈아파트 대명사 포스코건설 이유 있었네

포스코건설이 개발한 친환경페인트에서 라돈·휘발성유기화합물 검출 논란
2012년 송도 더 샾 아파트부터 사용...라돈 유해 기준 마련 전이라 피해규모 예측 불가
공동개발한 아담스컴퍼니, 포스코건설으로부터 성과공유제 및 벤처투자 수혜입어

  • 기사입력 2019.10.01 18:15
  • 최종수정 2019.10.01 18:21
  • 기자명 이의정 기자
(사진출처=포스코건설)
(사진출처=포스코건설)

포스코 건설(대표 이영훈)이 최근 신축아파트 라돈 검출로 오명을 떨치고 있는 가운데 과거 개발한 친환경 페인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12년 포스코건설(당시 부회장 정동화)은 항균성능이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는 친환경페인트를 삼화페인트 및 아담스컴퍼니와 공동개발했다고 시끌벅적하게 언론에 홍보했다. 당사가 개발한 페인트는 납, 카드뮴 등 8대 유해 중금속이 검출 되지 않으며 각종 유독성 화학물질을 방출하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이것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친환경을 표방한 페인트에서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뿐 아니라 라돈검출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친환경으로 둔갑한 라돈 및 유기화합물 범벅 페인트...그것도 돈 더 내고 발라드립니다.

(사진출처=키프리스)
2012년 포스코가 공동개발한 친환경페인트 출원 정보 (사진출처=키프리스)

포스코건설은 2012년 항균성능이 반영구적으로 지속되는 친환경페인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화페인트, 아담스컴퍼니와 공동으로 개발한 친환경페인트는 납, 카드뮴 등 8대 유해중금속이 전혀 검출되지 않는데다 포름알데히드(HCHO)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방출되지 않아 친환경 최우수등급인 ‘클로버 5개’를 획득하고 환경마크 인증까지 마쳤다고 홍보했다.

포스코건설은 자사가 개발한 친환경페인트는 첨단 무기계(無機界) 항균제를 사용해, 기존 유기계(有機界) 항균페인트의 성능 지속기간이 2년 내외인데 비해 반영구적인 성능을 발휘되며 새로운 코팅기술을 적용해 오염물질이 잘 들러붙지 않을 뿐만 아니라 페인트로 칠한 면이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 등 여러 기능들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고 전했다.

당시 시대복 건축사업본부장은 개발한 친환경페인트를 시공 중인 ‘송도 더샵 그린스퀘어’에 적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키프리스)
(사진출처=키프리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포스코가 개발한 친환경페인트(항균도료)에 대해 키프리스(대국민 특허정보검색서비스) 자료를 살펴보면 이 제품은 수지와 항균제 및 각종 첨가제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항균제로 사용된 광물질이다.

청구항 8, 9를 살펴보면 “상기 항균제 조성 중 란탄족 금속이온은 0.05~10wt%인 것을 특징으로 하는 항균도료”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란탄족은 원소 주기율표에서 원자 번호 57인 란타넘에서 원자 번호 71인 루테튬까지의 15개 희토류(稀土類) 원소를 통틀어 이르는 물질을 가르킨다. 희토류(모자나이트)는 과거 논란이 됐던 라돈침대에 쓰였던 물질이다.

당시 친환경페인트 기준에는 라돈에 대한 유해기준이 마련되기 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오랫동안 문제의 친환경페인트는 포스코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에 사용됐다. 어쩌면 포스코건설이 시공한 아파트에서 라돈이 검출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이번에 문제가 됐던 경기도 오산시 서동탄역더샵파크시티도 유료 옵션으로 친환경 도료를 사용했으며 여기서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서동탄역더샵파크시티 하자대책위원회(하대위)에 따르면 사전점검 대행 업체로부터 공기질을 점검한 결과 복수 세대에서 포름알데히드(HCHO), 휘발성 유기화학물(TVOC), 라돈(RADON) 수치가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포스코건설이 동탄신도시 아파트분양 당시 입주자들에게 친환경도료를 사용할 경우 두통, 발열, 아토피, 호흡기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의 배출을 막을 수 있다고 홍보하며 친환경도료 사용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유료 옵션으로 말이다.

회사측은 “친환경 자재만으로는 유해물질 방출을 막을 수 없지만 친환경도료를 사용할 경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벤젠·에틸벤젠·톨루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의 방출을 막을 수 있다”고 까지 강조했다. 이런 회사의 홍보에 속아 입주자들은 웃돈을 얹어 친환경도료 옵션을 선택했다.

입주자들은 “유해물질이 나오는 페인트를 친환경이라고 속이고 그것도 돈을 더 받아낸 포스코건설의 횡포에 분노한다”고 토로했다.

본지는 포스코건설 측에 해당 아파트에 사용된 친환경 페인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요구했으나 회사측은 거절했다.

교묘하게 법망 피해가는 포스코건설 책임회피 일관, 모럴해저드 심각

(사진출처=)
(사진출처=다음 블로그)

2012년 당시 친환경페인트 개발에 관련해 포스코건설에서는 공동개발에 참여한 아담스컴퍼니(대표 하태영)에게 ‘성과공유제’를 적용해 보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담스컴퍼니는 포스코건설과 손잡고 친환경 무기항균 페인트 개발을 시작으로 2013년에 개최된 포스코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에서 벤처 파트너스로 선발돼 사업비를 투자받았다. 일각에서는 아담스컴퍼니가 벤처파트너스에 선정되는데 포스코 건설과의 모종의 유착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포스코건설 측에 당시 친환경페인트 개발 사업에 대한 개발비용 및 아담스컴퍼니가 받은 성과공유제에 대해 질의했으나 회사측은 “너무 오래된 일이라 조사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답변을 유보한 상태다.

가장 큰 문제는 포스코건설의 안전불감증 및 모럴 해저드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 측은 2018년 전주, 동탄 등 마감재에서 라돈 검출이 문제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른 아파트에 여전히 사용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송도 및 서동탄 더샾 아파트에 대해서도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HCHO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의 유해물질 수치가 기준치 이하로 나타났고 라돈의 경우 2018년 1월 1일 이전에 아파트 건설공사 승인을 받아 알릴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당 입주자들은 이같은 해명에 대해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성토하고 있다.

(사진출처=포스코건설)
입주민들은 포스코건설에서 라돈공포를 헤아려주길 바라고 있다 (사진출처=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은 친환경페인트 외에도 친환경 콘크리트 개발 및 친환경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2012년에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일정 강도를 유지하는 고성능 콘크리트 ‘친환경 탄소저감형 초고강도 콘크리트’ 포스크리트(POSCRETE)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엄청난 사업비를 투자하며 매진했지만 사실 사업의 안전성 및 투명성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이번에 논란이 된 친환경페인트도 2012년 송도 더 샾 아파트부터 사용돼 현재까지 어떤 아파트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자세한 파악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른 피해규모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아직까지 확실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 이번에 불거진 라돈문제는 빙산의 일각인지 모른다. 결국 이 문제는 이달 국정감사까지 가게 됐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입법적 미비점을 들어 온갖 갑질하는 포스코건설을 국정감사의 증언대에 세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라돈 공포로 다시 밀어넣은 포스코건설에 대해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과 법안을 마련해 시급하게 전수조사 및 규제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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