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불화수소 수입 두 달 연속 ‘제로’…韓 기업들 국산화 가속도

삼성·SK·LG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잇따라 불화수소 국산화 성공

  • 기사입력 2019.10.21 21:11
  • 기자명 임영빈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사진출처=픽사베이)

일본 정부가 지난 7월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한지 100여 일이 지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탈(脫)일본’ 행보를 더욱 속도내고 있다. 지난 8월에 이어 9월에도 일본산 불화수소를 일절 수입하지 않는 등 ‘소재·부품 독립’에 더욱 매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 이하 산업부)와 관세청 등 관계부처 발표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의 반도체 제조용 불화수소 수입액은 8월 대비 5.8% 감소한 607만 달러(약 72억 원)다. 중량으로 따지면 약 2919톤이다.

불화수소는 반도체 세정 및 식각 공정에 사용되거나 일부 첨가제를 섞어 실리콘 산화막 두께를 줄이는 데 쓰이는 소재다. 주로 무수불산을 정제해 액체 혹은 기체 형태로 제조한다.

지난달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불화수소를 수출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수입액 기준으로 중국은 303만 2000달러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대만(231만 4000달러)와 미국(72만 달러)이 이었다.

반면 7월 경제 보복조치 이후 일본으로부터 수입한 양은 두 달 연속 전무했다.

올 상반기(1월~6월)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한 불화수소는 총 3372만 9000달러 어치(1만 8511톤)였다. 이는 중국(3517만 달러) 다음이며 대만(699만 달러)보다 무려 4배 이상 많은 수치였다.

그러나 7월 아베 정부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핵심 3개 소재 수출 제한을 발표하자 일본에서의 불화수소 수입액은 96만 1000달러로 급격히 축소됐다. 올 상반기 3000여 톤 가량 수입됐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머무른 것이다.

아베 정부의 무역보복 조치는 국내 기업들의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가속화했다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잇따라 국산 불화수소를 생산 공정에 투입하거나 테스트에 성공하는 등 예상을 웃도는 빠른 속도로 ‘리스크 관리’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국산화 성공 낭보를 알린 업체는 LG디스플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4일 국내 공장에서 식각·세정 공정에서 사용하는 불화수소를 100% 국산화했다고 발표했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유기발광다이오(OLED) 패널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라인에서 기존에 쓰던 일본산 제품을 두 달여만에 모두 국산으로 대체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달 초부터 국산 제품의 액체 불화수소의 공정 테스틀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생산라인에 투입할 예정인 알려졌다.

반도체 업체 역시 국산화 작업에 꾸준히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고순도 기체 불화수소의 국산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대만, 중국 등에서 조달한 불화수소에 대한 공정 테스트도 진행해 조만간 공정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액체 불화수소에 한해 일부 공정에서 국산 제품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운용 중이다.

한편, 정부도 수입국 다변화 및 국내 생산기반 확대 등을 위해 올해 중으로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 강화 추진 체계와 법적 기반을 완비하겠다는 복안이다. 나아가 오는 2020년 사업 준비 작업 올해 중으로 완료 즉시 집행토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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