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헌재소장 “취해서 기억 안 나”…경찰, 10일간 출국정지

아시아나 여승무원 성추행 혐의…1·2차 조사 모두 혐의 부인
경찰, 인터폴에 헌재소장 동행인 적색수배 요청

  • 기사입력 2019.11.07 12:43
  • 기자명 임영빈 기자
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 (사진출처=몽골 정부 홈페이지)
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 (사진출처=몽골 정부 홈페이지)

비행기에서 여성 승무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몽골 헌법 재판소장이 한국에 재입국해 두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취중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며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오드바야르 도르지 몽골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6일 이뤄진 경찰의 2차조사에서도 “당시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하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1차 조사는 지난 1일 오후 인천공항 보안 구역 내 조사실에서 진행됐다.

경찰은 도르지 소장과 같은 혐의를 받고 있지만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고 싱가포르로 출국한 몽골 국적 동행인에 대해서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도르지 소장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10일 동안 출국정지 조치를 내렸다.

도르지 소장은 지난 10월 31일 오후 8시 5분경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그리고 탑승 전 몽골 현지 공항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기내에서 도르지 소장은 여성 승무원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통역을 담당한 몽골인 승무원에게는 협박성 폭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을 한 동행인도 여승무원의 어깨를 감싸는 등 추행한 혐의가 있다.

사건 발생 당시 대한항공 직원들은 도르지 소장과 그 일행을 현행법으로 체포했다. 이들은 사법경찰 권한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소장 측은 외교 여권을 제시하며 면책특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소장 측 주장의 사실여부를 확인도 않고 석방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외교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도르지 소장이 면책특권 대상에 해당되지 않음을 확인한 경찰은 1일 도르지 소장을 조사했다. 도르지 소장은 조사 후 “재입국해 조사를 받겠다”고 의사를 밝힌 뒤 발리로 출국했으며 동행인은 조사조차 받지 않은 채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도르지 소장은 1차 조사 당시에는 강제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2차 조사에서는 술에 취한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추행 사실을 주장한다면 그랬을 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경찰뉴스 임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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