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 위례신도시 호반써밋 아파트 '벌떼투찰', '일감몰아주기' 및 '건축비 부풀리기' 논란

경실련·민주평화당, 하남 위례 신도시 공공택지 사업에 의혹 제기
공공택지사업 민간 건설사만 이익 챙겨, 주택 공급 방식 전면 개편 촉구

  • 기사입력 2019.12.28 20:13
  • 최종수정 2019.12.31 11:04
  • 기자명 이의정 기자
26일 경실련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위례 호반써밋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출처=경실련)

호반건설(대표 김상열, 송종민, 박철희)이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로또택지’를 사들이고, 직접시공하지도 않으면서 건축비만 부풀려 막대한 이익을 챙긴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를 투기 대상으로 변질시키고데 일조했다고 경실련과 정치계가 비판에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표 신철영, 이하 경실련)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반건설이 최근 청약 진행중인 하남 위례 신도시 공공택지 내 아파트 호반써밋 분양사업과정에서 '벌떼투찰'을 행하고 건축비를 부풀려 수천억원의 차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 공정한 입찰경쟁질서 무너뜨리는 '벌떼투찰'

경실련은 "호반건설이 위례신도시 A1-2, A1-4의 입찰과정에서 시공능력도 없는 계열사 수십곳을 동원해 제비뽑기를 하는 '벌떼투찰'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벌떼투찰'이란 수십 개의 자회사가 입찰에 참여해 아파트 용지를 낙찰받는 것을 가르킨다. 호반건설은 수십 개의 계열사를 동원해 입찰을 시행했고 끝내 베르디움하우징과 호반건설주택이 택지를 낙찰받았다. 하지만 이 계열사들은 애시당초 시공 능력이 없는 회사이기에 실제 아파트는 호반건설에서 분양하고 시공했다. 경실련은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를 확보한 후 합병 등을 통해 호반건설로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와같은 '벌떼투찰'문제는 앞서 8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경실련과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LH 2008~2018년 한국토지주택공사 공동주택 용지 건별 입찰 참여업체 및 당첨업체 현황'에 따르면, LH가 분양한 공공주택용지 473개 필지 중 호반은 44개(9.3%)를 낙찰받았는데 이를 위해서 무려 43개 계열사를 동원하는 '벌떼 투찰'을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계열사 중에는 페이퍼컴퍼니도 있었다.

호반건설은 이 낙찰받은 44개 필지 중 27개를 전매했는데 이 중 알짜배기인 일명 '로또필지' 17개를 총수 일가의 회사(장남 김대헌 부사장, 김윤혜아브뉴프랑 마케팅 실장, 김민성 호반사업 전무가 대주주인 계열사)로 전매했다. 

일각에서는 공공택지를 활용해 내부거래로 일감몰아주기등의 편법을 자행하고 경영승계를 도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조만간 이 문제를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경실련은 "호반건설과 같은 대기업건설사가 제비뽑기식 낙찰방식의 허점을 이용해, 공공택지를 낙찰받기 위해 수십 개의 위장 계열사를 동원해 공정한 입찰 질서를 파괴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헐값에 공공택지를 낙찰받은 후 분양가를 부풀려 국민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고 성토했다.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적정가격에 분양되어 주변 집값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와야 하지만 바가지분양가로 인해 주변 집값을 자극하며 집값을 폭등시키는 부작용만 유발하고 있다.

◆ 건축비용 부풀려 3000억월 차익누려 

호반견설은 건축비를 3.3(1평)당 1000만원까지 부풀려 총 30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위례 A1-2블록의 분양 승인된 건축비는 평균 1002만원, A1-4블록은 1,040만원으로 전체 평균 1020만원 정도이다. 여기서 직접공사비는 541만원, 간접공사비+가산비는 479만원이다. 그런데 여기서 정부가 정한 법정 건축비는 2019년 9월 기준 651만원이다. 물론 A1-2, A1-4블록의 경우 85㎡초과 중대형 평형으로 이보다는 기준금액이 더 높을 수는 있다.

(사진출처=경실련)

하지만 2011년 위례에서 공급된 A1-11블록의 경우 건축비가 588만원으로 이번 분양한 호반 써밋 송파의 건축비는 2배 수준이다. 특히 건축비에서도 간접비의 부풀림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비는 A1-11블록 480만원 대비 호반 써밋은 540만원으로 평당 60만원 높았다. 그러나 간접비는 호반 써밋 (241만원)이 A1-11(70만원)의 3.4배이고, 가산비용은 6.4배(호반 써밋 238만원 vs. A1-11 37만원)였다. 

건축공사비는 건자재 생산업체(외국산 포함)에서 자재를 구입해 하청기업이 임시 고용하는 일당을 받는 일용직 노동자(임금이 낮은 외국인 노동자가 절반 이상)가 구매한 자재를 조립하는 비용이며 간접비용은 설계와 감리 등 직접 공사비용 이외의 비용이고, 가산비용은 내용을 알 수 없다. 경실련은 국토부가 2007년 분양가상한제 도입 때 함께 도입한 기본형 건축비가 이처럼 깜깜이 공개로 공사비 부풀리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정동영 의원실과 경실련이 입수한 SH공사‧LH공사의 자료를 토대로 한 적정 건축비는 평당 450만원 수준으로 호반써밋의 경우 중대형 평형으로 부가가치세 등을 고려해 평당 500만원을 적정건축비로 보고 수익을 추정할 경우 건축비 거품이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경실련은 "무주택 서민의 주거안정에 기여해야 할 공공택지 사업이 민간 건설사 배만 불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주택공급 방식을 전면 개혁하고 정부는 강제수용한 토지의 민간 매각을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환경경찰뉴스 이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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