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노조, 윤종원 신임 행장 첫 출근 무산시켜

노조, '낙하산 인사' 반발...관료출신 행장으로 관치금융 우려
윤 행장, "노조와 대화로 풀겠다"...노조 "대화없다" 사퇴촉구

  • 기사입력 2020.01.04 15:43
  • 최종수정 2020.09.13 20:41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청와대)
(사진출처=청와대)

일명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고 있는  IBK기업은행 윤종원 신임 은행장이 노조의 거센 반발로 첫 출근일 부터 회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윤 행장은 노조과 대화로 풀겠다고 했지만 노조는 사퇴만이 답이라며 대화마저 거부하고 있어 사태의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청와대는 윤 행장이 국정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라며 힘을 실어줬다.

3일 오전 7시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는 약 200명가량의 기업은행노조 및 금융노조 조합원들은 나와 본점 건물의 정문, 후문 등 모든 출입구를 봉쇄했다. 이어 윤 행장이 8시 30분쯤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노조원 수십 명이 입구를 막고 윤 행장에게 돌아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앞서 기업은행 측이 전날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윤 신임 행장의 취임을 공식 발표하자, 기업은행 노조는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윤 행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예고했다.

김형선 노조 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는 관치금융이고 독극물이라며 당장 돌아가 자진사퇴하라”고 외쳤다. 또한 “노조는 윤 행장 개인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함량 미달인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윤 행장은 이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은 잘 안다"면서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지적했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행장은 노조과 10여분간 대치하다가 차로 돌아갔다. 그러면서 윤 행장은 노조와의 갈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노조와 대화로 풀겠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노조는 내부 인사가 아니라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관료 출신행장이 되는 것은 관치금융의 우려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윤 행장과 대화하지 않겠다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윤 행장이 사퇴하지 않을 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며 낙하산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윤 행장은 이날 오후에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업은행장 자격으로 금융권 수장들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윤 행장은 이 자리에서 노조와의 갈등을 합리적으로 논의해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에도 지속적으로 출근을 시도하겠다고 전했다.

윤 행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특명전권대사,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다. 작년 6월까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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