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사태] 이란 미국에 보복 공습..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

중동지역에 진출한 국내건설사들 제2의 리비아사태 불안감 고조
금융위 및 산업부, 국내 금융시장 및 원유수급 영향 추이 논의

  • 기사입력 2020.01.09 00:31
  • 최종수정 2020.09.13 21:02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미-이란 사태'가 겉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향하면서 세계는 불안감이 짙어 가고 있다. 이에 이번 사태가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8일(현지시간) 미군 주도 연합군이 주둔해 있는 이라크 서부 아인 알 아사드 공군기지에 미사일 수십발의 공격을 가했다. 지난 3일 미군이 공습을 통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을 제거한 데 따른 보복으로 풀이된다.

'미-이란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 때 2130선까지 밀렸고 코스닥 지수는 2% 넘게 빠졌다. 반면 안전자산인 국고채, 금, 달러는 일제히 상승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오후 긴급 금융시장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과 파급효과를 점검하고 향후 리스크 요인을 논의할 계획이다.

'미-이란 사태'로 가장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곳은 이라크 현장의 국내 건설사들이다. 이란이 이라크에 있는 미군기지를 공습함에 따라 중동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고, 극단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라크에는 현재 현대건설, 대우건설, 한화건설 등이 14개 현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등이 공동시공 중인 카르빌라 정유공장 현장에 660여명이 일하고 있고 한화건설의 비스마야신도시 건설 현장에는 390여명이 근무 중이다. 대우건설은 이라크에서 4개 토목현장을 운영하고 있고, 근무 중인 한국인 근로자는 협력사 포함 총 73명이다. 휴가와 출장을 제외하고 현지 체류 중인 한국인은 60명이다.

다행히 분쟁의 발원지인 이란에는 국내 건설사가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현장이 대부분 공습지점과 떨어져 있어 피해는 없지만 현지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추가 공습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과거 리비아에서 철수한 사례를 바탕으로 현장 상황에 따라 단계별 대응방안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이란의 이라크 미군기지 공습 사태로 인해 해외건설 수주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약 210억달러로 2018년보다 30% 이상 감소하면서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란과 미국의 분쟁이 심해질 경우 페르시아만 인근의 원유수송관 타격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이 거론되고 있어 상황은 더욱 안 좋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해 장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한다면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고조로 석유와 가스의 수급위기가 현실화된다면 민관이 보유한 2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하고 석유수요절감조치 등을 단계별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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