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아닌 실수"...사과인 듯 사과 아닌 사과 같은 KLM항공 해명

'승무원 전용 화장실' 종이 안내문 한글로만 써져 있는 것 논란
국토부 엄중 경고하자 KLM항공 임원진 부랴부랴 고개숙여 사과

  • 기사입력 2020.02.14 22:18
  • 최종수정 2020.09.14 14:30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네이버 기관 단체 사전)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 항공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승무원 전용 화장실'을 한글로만 쓴 사건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했다.

기욤 글래스 KLM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지역 사장은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승객을 차별적으로 대했다는 지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인종차별이 아닌 "승무원의 어리석은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문정 한국 지사장, 크리스 반 에르프 한국·일본·뉴칼레도니아 영업 상무, 프랑수아 기우디첼리 아시아퍼시픽 사업 개발 담당 등 국내외 경영진 4명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10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향하던 KL855 항공편에 탑승한 승객 김모씨는 화장실 문에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종이 안내문이 한글로만 쓰여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김씨가 안내문 사진을 찍고 승무원에게 "왜 영어는 없고 한국어로만 적혀 있느냐"고 따지자 부사무장은 "잠재 신종 코로나 보균자 고객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하며 오히려 사진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김씨의 잇따른 항의에 승무원들은 뒤늦게 영어 문구를 적어 넣었다.

김씨는 소셜미디어(SNS)에 이같은 사실을 올리고 KLM 측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KLM 측은 "승무원 전용 화장실에 대해 승객에게 정확한 안내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안내문이 한국어로만 표기됐고, 승객의 통지가 있고 난 뒤에 뒤늦게 영문 안내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인을 코로나19 보균자 취급했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논란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도 나서 KLM 항공에 차별적 조치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결국 나흘 만에 KLM 아시아 지역 경영진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단순히 영어로 적는 걸 잊었을 뿐"이라며 실수였다는 해명만 반복하는 태도에 반쪽짜리 사과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기욤 사장은 "이번 일이 어떻게 인종 차별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해 발언의 진위를 두고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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