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코드블루' : 세상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스페인독감의 귀환, 신종플루 (6)

2009년 세계적으로 대유행...1918년 유행하던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가 변이
현재는 계절 인플루엔자로 인식...타미플루 백신 나와

  • 기사입력 2020.04.10 01:00
  • 최종수정 2020.12.30 02:08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픽사베이)

신종플루는 2009년 3월 멕시코에서 시작돼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말한다. 홍콩 독감, 코로나19와 같이 세계보건기구에서 판데믹으로 선언한 질병 세 가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신종플루는 전세계적으로 유행해 6월 중순까지 76개국에서 3만여명이 감염되고 160여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 1년 동안 75만명이 감염돼 26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플루는 정확히 91년 전인 1918년에서 1919년까지 5000만 명의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스페인 독감의 원인 바이러스인 H1N1의 변종 바이러스다. 이 때 H는 헤마글루티닌(hemagglutinin)의 약자이며, N은 뉴라미니다아제(neuraminidase)를 의미한다. 

바이러스는 홀로 살아갈 수 없다. 왜냐하면 보통의 생명체가 세포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바이러스는 유전물질인 핵산과 이를 둘러싼 단백질 껍데기로 이루어진 매우 단순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유전물질은 가지고 있지만 이를 발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숙주를 필요로 하게 된다. 바이러스는 적당한 숙주세포를 만나 그 안으로 유입되게 되면 생명활동을 수행한다. 

바이러스는 자신이 가진 유전물질을 숙주세포의 DNA속에 슬쩍 끼워 넣는다.  그러면 숙주세포는 자신의 DNA 속에 들어있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열심히 복제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가 필요로 하는 단백질까지 만들어준다. 이 과정이 반복되어 숙주세포 내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과 단백질이 충분하게 만들어지면, 이제 수가 많아진 바이러스들은 숙주세포를 미련 없이 버리고 다른 숙주세포를 찾기 위해 뛰쳐나간다. 이렇게 바이러스들은 세를 불려나간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아무 세포나 침입하지 못한다. 바이러스마다 특성이 있어서 대개 특정 종류의 숙주세포에만 침입이 가능하다. 그것은 바이러스의 표면에 존재하는 일종의 단백질 포크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이 포크를 이용해 숙주세포의 표면을 찌른 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인데, 포크의 종류에 따라서 찌를 수 있는 숙주세포들이 정해져 있다. 독감바이러스는 A형, B형, C형이 있지만, C형은 사람에게 문제시된 경우가 없고, B형은 한 가지 타입만 존재하지만, A형은 다양한 타입이 존재하여 해마다 종류가 달라져 사람들을 괴롭힌다. 

A형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앞서 말한 hemagglutinin(H)과 neuraminidase(N)라는 두 가지 종류의 포크를 가지고 사람의 세포 속으로 침투한다. 여기에 번호는 포크의 타입을 말한다. 예를 들어 독감바이러스 타입이 H1N1이라고 표기하면, 이는 독감 바이러스가 단백질 포크 hemagglutinin 1번과 neuraminidase 1번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론적으로는 H는 16종, N은 9종이 존재하므로 144종(16X9=144)의 A형 독감 바이러스가 존재하게 되지만, 이 중에서도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H1N1(스페인독감 바이러스의 타입), H5N1(조류독감바이러스의 타입), H2N2(아시안 독감 타입), H3N2(홍콩 독감 타입) 등이다. 그리고 신종 플루를 두려워하는 것은 H1N1 타입이 변종이라는 점이다.

신종플루의 증상은 호흡기 통증을 동반하는 일반 감기와 달리 두통이나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갑작스런 고열(38도), 근육통, 두통, 오한 등의 전신 증상과 마른 기침, 인후통, 콧물 등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며 일부 신종플루 감염자에게는 구토나 설사 등의 증상도 동반한다. 의약계에서는 신종플루 유행 예방법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추천하고 있다. 

신종플루는 초기에 타미플루를 처방받으면 대부분 완치됐다. 하지만 타미플루 투여로 내성이 생긴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며 타미플루가 효과를 보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게 돼 타미플루 약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 개발에 몰두 하고 있다.

2009년 유행했던 신종플루는 현재는 더 이상 ‘신종’이 아닌 일반적인 계절 인플루엔자(A/H1N1pdm09형)로 관리되고 있다. 또한, 해당 변종 바이러스는 2009년 이후 계속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에 포함되어 있어, 백신 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 8월 ‘대유행’ 경보 이후 1년 2개월 만에 신종플루 ‘대유행’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자연소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신종플루 대유행은 끝났지만 2014년 신종플루와 비슷한 독감이 유행한 바 있고  2020년 현재는 신종플루보다 더 독한 코로나바이러스의 공포 속에 인류는 떨고 있다. 바이러스의 변이와 습격은 이제 전쟁보다 큰 재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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