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TV조선 2대 주주 '투캐피탈유한회사' 법인운영 정지돼...대주주 자격 논란

포에버21 파산 이후, 장도원 가족의 대주주 지분 규탄 시위
채권자들 "대주주의 재산은닉 도운 방송사 종편 자격없다"

  • 기사입력 2020.04.21 17:03
  • 최종수정 2020.09.14 15:09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지난해 LA 한인 의류 소매업체인 ‘포에버21’이 파산한 가운데 물품 대금을 받지 못한 의류업체들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이들은 ‘포에버21’의 장도원 전 대표가 2대 주주로 있는 TV조선의 사옥 앞에서 피해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장 전 대표가 한국과 미국에 재산이 있음에도 파산신청을 함으로써 채권에 대한 법적 책임에서 벗어났으며 이로 인해 많은 하청업체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군다나 이런 파렴치한 기업인이 언론의 대주주로 행세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TV조선의 도덕적 해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한편, TV조선 2대 주주이자 장 전 대표의 '투캐피탈유한회사'는 2016년 부터 미국 주정부로부터 법인운영이 정지된 상태다. 그런데도 여전히 TV조선의 주주로 등재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 빛바랜 성공신화...추악한 기업인 뒤에 피눈물 흘리는 하청업체

(사진출처=환경경찰뉴스)

지난 17일 하늘도 잔뜩 찌푸린 날, TV조선 사옥 앞에는 팻말과 플랜카드를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이들은 LA 한인 의류기업인 ‘포에버 21’에 오랫동안 의류를 납품해온 한국 협력업체 사장들이다. 이들이 TV조선 앞에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판 동대문 신화’라고 불리던 ‘포에버21’는 재미동포 장도원과 장진숙 부부가 1984년에 미국 LA에 설립한 패션 스파(SPA)브랜드이다.

초기 ‘5달러 셔츠와 15달러 드레스’라는 저가마케팅 공략으로 한해 44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 세계 40개국에 점포 815곳을 둘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에 장도원, 장진숙 부부는 한국인 이민자 성공신화로 꼽히며 세계100대 부자 서열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에버21은 온라인 쇼핑의 시대상황을 읽지 못하고 오프라인 매장의 지나친 확장 및 저작권에 대한 무지와 잦은 소송, 전형적인 가족경영의 폐해로 결국 현금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해 9월에 파산했다.

문제는 포에버21이 한국 의류납품업체들에게 지급해야 할 납품대금 5400만 달러를 정산하지 않고 파산보호신청(챕터11)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이에 장 전대표는 대금 지급에 대한 법적책임에서 벗어나 있다.

(사진출처=제보자 페이스북)

이에 이날 TV조선 앞에는 포에버21에 의류를 납품해 물품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 대표들이 모여 장 전대표에게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이들은 미국 LA 장 전대표의 교회 앞에서도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한국의 14개 의류업체를 대표한 마흥삼 ㈜케이엔에프인터내셔날 대표는 “한국 벤더 14개 업체가 모두 7400만 달러의 물품 대금을 포에버21로부터 받지 못해 고통을 받고 있다”며 “이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에 나왔다. 속히 피해보상 등 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촉구했다.

마 대표에 따르면 “14개 업체 중 50%가 폐업의 기로에 섰으며 200여 명이 정리해고 됐거나 해고 대상”이라며 “3만 명에 달하는 관련 업체 직원들의 임금도 체불된 상태”라고 전했다.

더군다나 이들은 파산신청 이후에도 포에버21측이 회사 정상화를 이유로 납품을 요구해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납품을 했고 추가 납품한 2천만 달러의 대금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마 대표는 “포에버21의 파산으로 우리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현재 장 전대표는 자신이 지은 LA교회에서 경건한 신자인척 행동하며 고급 차를 끌고 다니는 등 호의호식하고 있다. 장 전 대표가 대금 지급할 여력이 충분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파산신청을 한 것은 법적, 도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동이므로 비난 받을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장도원, 장진숙 부부는 1982만 달러의 베버리힐스의 드라이브 대저택과 5000만 달러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한 상태다.

그는 “장 전대표는 TV조선의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주식가치가 300억에서 700억 원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돈을 떠나서 대주주가 이 같은 법적인 꼼수를 부리고 비도덕적 행위를 일삼는 것은 주주의 적격성 문제에 위배가 된다. 가뜩이나 최근 TV조선과 채널A의 방송통신위원회 재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대주주가 속해 있는 TV조선은 언론으로서 자격이 없기 때문에 재승인이 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장 전대표의 투캐피탈유한회사, TV조선의 주주 자격 여부 논란

지난 2011년 장 전 대표는 ‘투캐피탈유한회사’라는 명의로 TV조선에 거액을 투자해 조선일보에 이어 2대주주가 됐다.

선데이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장 전대표는 TV조선에 456억 원 상당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투캐피탈유한회사에 대해선 지난 2004년 12월에 설립됐고 2006년 4월 장 전대표가 직접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법인 등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장 회장 외에 포에버21의 사장으로 알려진 알렉스 창호 옥 씨와 부인 장진숙씨가 이 유한회사의 멤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이 회사가 2016년 11월 이후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주정부에 법인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정지처분을 받은 상태라는 것이다. 주정부는 타국이나 외국에 설립돼 캘리포니아 주에 등록한 법인이 연례보고서 등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을 경우 정지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장 전 대표가 캘리포니아주 정부에 관련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것은 한국의 투자금에 대한 세금 등을 납부하지 않은 것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이에 법인운영이 중지된 투캐피탈유한회사가 TV조선의 주주의 역할을 수행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TV조선은 이를 알고도 투캐피탈유한회사에게 주주 자격을 부여했는지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앞으로 장 전 대표가 서둘러 투캐피탈 관련서류를 주정부에 제출해 정지를 풀지 않는다면 투자한 456억 원 상당의 돈을 잃을 수도 있으며 주주 권리도 중지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유한회사는 재산을 은닉할 목적으로 세운 페이퍼컴퍼니로써 이런 회사가 언론사의 2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고 도덕적리스크에까지 연루되어 있어 비난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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