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환] 수명 다한 전기차 배터리, 아직도 쓸 데가 있다고요?

알아두면 쓸모 있고 신기한 환경상식 176
ESS, 스쿠터, 킥보드 등에 재활용 가능…분해해서 희귀금속 채취할 수도

  • 기사입력 2020.07.17 19:05
  • 최종수정 2020.09.14 10:53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 현재 전 세계 산업계는 저마다 변화를 모색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자동차 업계 역시 마찬가진데요. 그중에서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친환경 차량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loomberg New Energy Finance, BNEF)에서는 2040년 판매되는 승용차의 57%, 운영되는 승용차의 30% 이상이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로 ‘전기차의 시대’에 대한 기대감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전기차 폐배터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입니다.

전기차에 주로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500회 정도 충전하면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300~400㎞ 임을 고려할 때 15만~20만㎞ 주행 후에는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이 폐배터리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국립환경과학원은 친환경차 폐배터리를 산화코발트, 리튬, 망간, 니켈 등을 1% 이상 함유한 ‘유독 물질’로 분류합니다. 친환경을 위해 개발한 전기차에서 나오는 배터리가 오히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거죠.

다행인 점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하는 기술 또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패배터리는 전기차용으로 수명을 다한 뒤에도 70~80% 효율을 유지할 수 있어 ESS(에너지저장장치), 스쿠터, 킥보드 등에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

혹 재사용이 어렵더라도 배터리를 분해해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 희귀금속을 채취할 수 있답니다.

전기차 폐배터리의 재활용이나 재사용에 관한 세계적인 표준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현재 전 세계 각 나라와 기업, 연구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배터리 기준을 정하고 효율적인 재활용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독일의 경우, 2009년 12월부터 배터리 제조 시 수은 등 유해물질 사용 금지와 폐기제품 수거의무를 규정하는 신배터리법을 도입했습니다. 중국은 국영 석유화학업체가 독일 자동차기업과 재활용 협력을 강화하는 등 양국 기업 간 협업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우리나라도 향후 2년 내 폐배터리 문제가 가시회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한국자동차자원순환협회에 의뢰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이후 폐배터리가 급격히 늘어 2024년에만 약 1만 개의 폐배터리가 쏟아질 가능성이 떠올랐습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재사용·재활용을 포함한 배터리 산업 생태계 육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국내 제1의 전기차 보급지역인 제주도는 산업부와 함께 국내 1호 사용 후 배터리 성능평가기관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설립했고요.

더불어 국내 자동차 기업들도 각자 보유한 시설과 전문 인력을 활용해 성능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하네요.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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