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동물 백과사전] “미안해 얘들아”...인간 손 잡아주는 ‘귀여운 천사’ 수달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지정...서식지 파괴·환경오염 원인
최근 수달 보호 노력으로 조금씩 모습 보여

  • 기사입력 2020.08.25 13:53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사진출처=Instagram '_otter_love')
(사진출처=Instagram '_otter_love')

앙증맞은 몸집에 똘망똘망한 눈망울, 보들보들한 털까지 온갖 귀엽다는 수식어를 다 갖다붙여도 아깝지 않을 야생동물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수달이다.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수달은 몸 길이는 64~71cm에, 몸무게 5~14kg 정도로 납작한 머리와 둥근 코를 가지고 있다. 짧은 네 다리와 물갈퀴가 붙어있는 발가락 덕분에 수중생활에 적응된 수달은 주로 하천이나 호숫가에 서식하며 물가에 있는 바위 구멍이나 나무뿌리 밑에 구멍을 파고 산다.

사실 수달은 우리한테 친근한 동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보호가 시급한 멸종위기동물에 속한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목록서에도 위기근접종(NT)으로 지정돼 있을뿐더러, 국내 환경부에서 지정한 11마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포유류 1급 중에도 포함돼 있다.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과 개발로 서식지를 잃고 먹이도 현저히 줄어들어 더는 수달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돼버린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이익을 목적으로 수달을 잔혹하게 밀렵해 왔다. 수달의 모피는 보온능력이 탁월해 오래전부터 조공과 진상물, 교역의 대상이 됐다. 고려시대 때는 수달을 전문적으로 포획하는 특수집단도 있었다고 하니, 그 밀렵이 얼마나 많았을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동의보감에는 수달의 각 부위가 약용으로 쓰인다고까지 기록돼 있다. 수달은 인간의 의(衣)와 식(食)이 됐던 그 순간부터 서서히 개체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현대에 와서는 환경오염과 서식지 파괴가 수달 멸종위기의 주 원인이 된다. 특히 댐과 수중보 건설이 수달의 발을 묶어두고 있다. 생태계를 배려하지 않은 댐 건설은 강가를 넘나드는 수달의 이동을 차단해버린다. 수중보 역시 자유롭게 헤엄치는 수달들에게 큰 장애물이 된다. 특히 어린 새끼 수달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렇게 길거리로 내몰린 수달들. 이따금 들리는 수달들의 교통사고 소식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댐이나 수중보 등을 설치할 때 생태 이동통로를 조성해 수달들이 강 위아래를 마음껏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수달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과 더불어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된 동물이기도 하다. 지금이나마 수달을 보호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에는 수달을 연구하고, 구조 및 치료 등 보호활동을 목적으로 만든 한국수달보호협회와 한국수달연구센터 등 15개 기관이 있다.

미안한 마음으로 사과하는 인간의 진심을 녀석들도 조금 알아 준 것일까. 전국 곳곳에서 수달이 발견됐다는 반가운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다시 인간이 수달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늘 생태계와 공존해야 한다는 생각만 마음 속 깊이 새겨두고 있으면 된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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