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억울하게 카타르 수감된 70대 남성 사연...대사관도 현지 눈치보며 외면

청각장애 70대 남성 A씨, 보청기도 지급 못 받은 채 방치
청원인 “약자 돕는 정부 되어 달라”

  • 기사입력 2020.09.01 18:39
  • 최종수정 2020.09.02 14:16
  • 기자명 고명훈 기자

 

카타르에서 3년째 구금 중인 74살의 고령의 나이인 한국인 제소자가 보낸 편지다. 이 편지에는 재판과정과 카타르 현지 스폰서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판결받을 수 있도록 현지 대사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사진=환경경찰뉴스)
카타르에서 3년째 구금 중인 74살의 고령의 나이인 한국인 제소자가 보낸 편지다. 이 편지에는 재판과정과 카타르 현지 스폰서의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판결받을 수 있도록 현지 대사관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사진=환경경찰뉴스)

대한민국 대사관에게마저 버림받은 채 낯선 중동땅 교도소에 방치돼버린 한 7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70대 남성 A씨의 딸이 작성한 ‘억울하게 중동에 수감된 아버지를대사관에서 외면하고 있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청원인에 따르면 부친인 A씨는 카타르에서 건설업을 하는 대표였다. 그러나 카타르 현지에서 사업을 하기위해서는 스폰서가 필요했다. 이에 A씨는 카타르 현지에서 경찰급 고위 간부인 스폰서 B씨가 요구하는 비용을 매번 지불해야했다. 그러나 이 비용에 부담을 느낀 A씨는 중간에 스폰서를 바꾸려고했고 이 과정에서 카타르 현지 경찰관인 B씨는 돈을 요구했다. 문제는 B씨가 요구한 7800만 원의 자기앞수표 이서였다. 부도난 수표에 서명을 요구해서 옴짝달싹 할 수도 없이 현지에서 A씨는 곧바로 체포됐다.

이후 청원인을 포함한 A씨의 가족들은 A씨로부터 걸려온 한 통에 전화를 받긴하였지만, 잘 들리지도 않아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다. 가족 간에 서로 안부도 물을 수 없을 정도로 A씨의 기력은 많이 쇠약해 있다.

청력이 어두운 A씨에게 카타르 현지 수감소는 보청기조차 제공하지 않고 있어서 그 누구와도 서신을 통해서만 의사 소통이 가능할 뿐 대화로는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A씨 가족들은 부친의 억울한 구금 생활과 건강 상의 문제를 염려하고 있다.

그러나 A씨의 가족들의 초조한 마음과는 다르게 주한 카타르 대사관은 미동조차 없다. A씨 가족들은 A씨의 귀환을 위해 현지 대사관의 문을 1년 넘게 두드렸지만, 변호사의 도움조차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카트르 현지에서 변호사도 없이 재판을 진행한 끝에 법원에서 실형이 확정 선고돼 수감생활을 마쳐야지만, 국내로 귀국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A씨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카타르 현지 대사관에 연락하는 일 뿐이었지만, 이 조차도 귀찮아하는 태도다.

올해 새롭게 부임한 주한 카타르 영사는 A씨 가족에게 “부담스러우니 전화하지 마라”, “알아서 할 테니 신경 끄라”투로 답했으며 이후에는 아예 연락조차 받지 않는다.

A씨 가족들은 그의 소식을 최근에야 알았다. 12통의 편지가 집으로 전달됐기 때문이다. 편지에는 A씨의 답답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해외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는 현실에 더욱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 또 A씨는 자신이 체포된 과정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부친의 부친, 즉 A씨의 아버지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국가유공자다. 게시글에서 청원인은 “유공자가 목숨 바쳐 지켜낸 대한민국은 왜 그의 아들을 지키지 못하나”라며 “약자를 돕는 정부가 되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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