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국인 사살 인정...김정은 “불미스러운 일, 미안해”

시신 불 태웠다는 점은 언급 없어
외신 “북한 지도자 사과 극히 이례적”

  • 기사입력 2020.09.25 16:35
  • 최종수정 2020.09.26 00:03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CNN 뉴스 갈무리)
(사진=CNN 뉴스 갈무리)

북측 해역으로 넘어간 한국 공무원 A씨가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사실이 전해지자, 북측이 청와대에 통지문을 전하고 입장을 밝혔다. 통지문에는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 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라는 김정은의 사과가 담겨 있었다.

25일 브리핑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청와대로 전달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의 통지문을 공개했다.

북측은 “정체 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했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사실을 인정했다. 북측 사건 경위 조사에 따르면 A씨가 북측 군인들의 단속명령에 불응하고 접근하자 이 군인들은 2발의 공포탄을 쐈다. 이에 A씨가 놀라 도주할 듯 하자, 북측 군인들은 행동준칙에 따라 10여발의 총탄을 쐈다고 한다.

북측 군인들은 A씨가 숨진 것으로 판단하고 그가 타고 왔던 선박을 소각했다. 그러나 친서에는 우리 군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군이 A씨 시신을 불에 태웠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한국 정부와 언론에 대한 유감도 표시했다. 북측은 “단속 과정 해명에 대한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등과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들을 골라 쓰는지 커다란 유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의사를 표명했다. 북측은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최근에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할 데 대하여 거듭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이해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외신은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일제히 긴급보도하며 ‘이례적인 북한지도자의 사과’라고 평가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