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맞을 수 있겠나”...독감 백신 접종 사망 사례 9건 발생

질병청 “아직 직접 연관성 없어, 접종 중단할 상황은 아냐”
사망자 중 2건은 ‘아나필락시스 쇼크’ 가능성 있어

  • 기사입력 2020.10.21 19:18
  • 기자명 조희경 기자
(사진=질병관리청)
(사진=질병관리청)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을 한 뒤 사망한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졌다. 21일 오후 5시 기준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 사례는 총 9건이다.

지난 16일 인천 17세 고등학생이 사망한 데 이어 전북 고창, 대전, 제주, 경기도, 대구 등에서 60~80대 성인이 독감 백신 접종을 받은 뒤 사망했다. 가장 최근 사망한 대구 거주 78세 남성 A씨가 접종한 백신은 어르신 무료 접종을 위해 공급된 물량이다. 그간 문제가 됐던 상온 노출이나 백색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니었다. A씨는 파킨슨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 부정맥 심방세동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백신 접종과 사망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열린 독감 백신 관련 브리핑에서 “사망 사례 9건 중 8건에 대해 역학조사와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을 실시하고 있다”라며, “현재까지 확인된 부검 진행 중 받은 구두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아직은 백신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같은 날짜, 같은 의료기관에서 동일 백신의 제조번호로 접종받은 접종자에 대해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최초 사망한 인천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을 접종했던 병원에서 같은 날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접종받은 인원을 조사한 결과 총 32명 모두 이상 반응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 청장은 “오전까지 보고된 총 6건의 사망사례에 대해 논의했으나,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대한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독감백신 부작용 가운데 하나로 특정 식품과 약물 등의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일정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이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사망 사례 중 2건은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나머지 신고사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부검 결과와 의무기록 조사 등 추가 조사를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정부의 인플루엔자 접종 사업은 유통 과정에서의 문제들이 발견되면서 일시 중단됐다. 이후 안정성을 검증한 뒤 13일부터 대상자별 순차적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경찰뉴스 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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