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노조원은 안 돼” 타워크레인 노노 갈등에 피멍든 건설 현장
“타 노조원은 안 돼” 타워크레인 노노 갈등에 피멍든 건설 현장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0.10.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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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연합노련, 타 노조원 채용 반대 집회·파업 열고 공사 방해
노동자 생계 위협하고 건설사·임대사 채용 권한 빼앗아
국정감사서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 “노조의 노조원 채용 갑질 만연”

 

타워크레인 기사 파업 당시 용인 명지대역 서희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사진=환경경찰뉴스)
타워크레인 기사 파업 당시 용인 명지대역 서희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사진=환경경찰뉴스)

한창 진행 중인 공사현장에 노노갈등이 끼어들어 건설사·임대사의 공사를 방해하고 애꿎은 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 “내 식구 아니면 안 돼”식 논리를 앞세운 노조 간 입장 갈등은 타 노동조합원의 취업을 가로막고 건설사의 채용 권한마저 빼앗아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민노총·연합노련 vs 한노총’ 타워크레인 자리 싸움에 등 터지는 건설 현장

12일 경기 용인 서희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한국노총 건설산업노조 타워크레인분과(한노총) 소속 기사가 4번째 타워크레인에 투입되기로 정해지자, 장정 20명이 현장 게이트 앞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민주노총 타워크레인분과(민노총)와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 한국타워크레인 조종사 노동조합(연합노련) 소속 조합원들이었다. 기존에 작업 중이던 3대의 타워크레인 기사들(민노총 2대, 연합노련 1대)도 돌연 작업을 중지했다.

민노총과 연합노련이 주장하는 것은 ‘타 노조원 채용 반대’였다. 한노총 소속 기사의 취업을 취소하고 민노총·연합노련 소속 기사에게 크레인을 배정하라는 요구다. 이같은 노노 간 밥그릇 싸움은 인근 다른 현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용인 해당 현장을 비롯해 시흥, 동탄, 성남 등 경기 지역 총 4개 현장에서 민노총·연합노련의 타워크레인이 작동을 멈췄다.

그렇게 일주일간 크레인 가동과 중단을 반복하던 현장은 19일 연합노련 소속 기사가 해당 타워크레인에 배정되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타워크레인 기사 파업 당시 용인 명지대역 서희건설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사진=환경경찰뉴스)

‘타 노조원 채용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파업을 일삼는 민노총·연합노련과 한노총의 갈등은 지난 한 달 동안 경기도에서만 벌써 세 번째다.

9월 15일 수원 대우건설 현장에서는 한노총 소속 조합원이 8번째 크레인을 배정받자 해당 건설현장에 설치된 모든 타워크레인 장비 6기(민주노총 4대, 연합노련 2대)가 가동을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이때도 며칠 간 수십 명의 조합원들이 현장 출입구에 집결하면서 공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같은달 25일 용인 수지구 현대건설 현장에서는 3번째 크레인을 배정받고 출근하던 한노총 소속 조합원이 민노총·연합노련 조합원 수십명에 의해 길을 가로막힌 일이 있었다. 현장 민주노총 기사 2명은 크레인을 멈추고 작업을 거부했다. 이 사건 역시 한노총 조합원이 들어가기로 한 크레인에 민노총 조합원이 대신 들어가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한노총 관계자는 “연합노련은 한노총이 커질까봐 민노총과 손잡고 우리를 견제하고 있다”라며, “노동지청은 이를 단순한 노노갈등으로 보고 있지만 조합원 개인 입장에서는 생계가 달려있는 문제”라고 토로했다.

타워크레인 기사 파업 당시 성남 공사 현장.(사진=환경경찰뉴스)
타워크레인 기사 파업 당시 성남 공사 현장.(사진=환경경찰뉴스)

국정감사서도 지적...“노조가 노조원 채용 강요하는 갑질 행태 만연, 노조도 사업자야”

이같은 노조의 행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이달 15일 국민위원회 등 대상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은희 국민의당 위원은 “건설현장에서 노조가 노조원 채용 및 불리한 근로조건을 강요하는 갑질 행태가 만연해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조가 ‘365 활동’이라는 은어를 사용하며 건설사에 채용을 강요하는 조직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표방하는 365 활동의 목적은 깨끗하고 안전한 건설 활동을 만드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임대사와 건설사에게 채용을 강요하는 실태가 만연하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은 “건설 현장 채용 과정에서 공정성이 확보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제도적 개선의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답했다.

권 의원은 앞서 8일에도 노조를 ‘사업자 단체’로 지목하며 공정거래법 적용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날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 의원은 “현재 많은 건설노조에서는 사업자들이 노조의 형식만 빌려 단체를 결정하고 있어 그 실체는 사업자단체로 볼 수 있다”라며, “양대 노총을 바탕으로 한 건설시장의 인력 공급구조는 향후 상황에 따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환경경찰뉴스 고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