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레이다] 리치앤코, 꼬리 무는 분식회계 논란... 회계처리 키워드, 『발생주의』!
[풍문레이다] 리치앤코, 꼬리 무는 분식회계 논란... 회계처리 키워드, 『발생주의』!
  • 이승익·박철성 칼럼니스트 대기자
  • 승인 2020.11.0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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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회계법인 논란의 중심, 리치앤코 8년째 감사…
리치앤코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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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보험대리점업(General AgencyㆍGA)을 운영하고 있는 리치앤코(대표 한승표)의 분식회계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논란의 중심엔 8년째 리치앤코의 감사 회계법인을 맡고 있는 한미회계법인이 있다. 금융당국의 철저한 감리가 요구되고 있다.

또, 최근 리치앤코가 보험모집인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소송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에도 이 같은 분식회계를 지적하는 진정서가 잇달아 접수되고 있다. 금감원 보험감독국의 정밀감리와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대부분 GA社는 회계 처리상 현금주의(現金主義ㆍCash basis), 또는 실현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현금주의는 정부회계의 방법으로 현금을 수취하거나 지급한 시점에서 거래를 인식하는 방식.

하지만 리치앤코는 특이하다. 매출 발생주의(發生主義ㆍAccrual Basis)를 선택했다.

매출 발생주의는 현금주의와 대응되는 개념. 현금의 수입과 지출과는 관계없다. 오로지 수익과 비용이 발생된 시점에서 기간손익을 인식하는 기준이다. 발생주의를 이용하면 회사 실적을 어느 정도 꾸밀 수 있다는 여지가 존재한다. 분식회계 논란의 배경이다.

발생주의 회계 원칙은 회사가 가공 매출 계약을 맺어도 재무제표는 대규모 이익으로 포장할 수 있다. 설령, 진성매출이었다고 치자. 하지만 부득이 계약이행을 못해도 당장은 장부상 이익으로 반영된다. 그래서 “발생주의 원칙은 자칫 대규모 분식회계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게 회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4년 전 수많은 주주와 거래처ㆍ채권자들에게 피해를 립힌 대우조선해양의 수 조 원대 분식회계 사건도 이 같은 경우다. 당시 감사회계법인인 안진회계법인과 회계사들은 증선위로부터 대규모 징계를 받고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회계사들이 분식회계를 눈감아 줬기 때문이다.

◈리치앤코 “코로나에도 65% 폭풍성장”… 회계전문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닮은꼴”

리치앤코는 지난달 보험전문 언론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리치앤코는 해당 매체를 통해 “회계법인으로부터 매년 적정 의견을 받아왔고 동종업계 경쟁사들도 이 같은 발생주의 회계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본시장에서 진행 중인 자금 조달 관련해서는 원수보험사로부터 매출채권 회수와 설계사에 대한 수당 지급 기간 불일치로 인해 매출 성장을 위해서 운전자본 투자가 필요한 사업 구조이며, 자금 조달은 법률검토 등을 통해 적법하게 이뤄져 왔다”라고 덧붙였다.

리치앤코의 실적을 볼 수 있는 이클린서비스에 따르면 리치앤코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57억 원, 영업이익은 16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65%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 코로나19 장기화 여파 속에서도 엄청난 실적을 과시했다. 이로 인해 보험설계사들도 리치앤코로 몰리고 있다고 회사 측은 홍보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리치앤코 설계사 수는 3,600여 명. 지난해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리치앤코는 해당 매체의 기사를 통해 “리치앤코는 실적, 영업익, 설계사 수 모두 상승하며 펀더멘털이 강해지고 있다.”라면서 “리치앤코는 디지털 혁신 드라이브를 계속 진행하면서 보험 유통 시장을 주도, 보험 유통의 뉴노멀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상현 리치앤코 전무는 매출주의 회계 처리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동종업계 대다수 기업이나 대형사들이 매출 발생주의를 채택하지 않는 이유는 회계 인프라가 깔려 있지 않기 때문에 (감히)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계전문가와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은 정반대였다.

먼저, 회계전문가들은 적어도 보험대리점업이 보험모집 수수료 매출에 대해 현금주의를 채택하지 않고 발생주의를 채택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접근 방식이라고 일침을 놨다.

더욱이 발생주의를 채택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설명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물론 발생주의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보험업의 속성상 손익의 귀속 시기는 확정되는 날을 기준이 돼야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는 것. 계약서만으로는 중도해약 등, 손익의 확정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출이나 자산의 항목으로 구분지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특히, 보험업상 고객들의 해지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이 같은 발생주의를 채택할 경우 향후 재무제표의 변동 폭이 대우조선해양과 같이 천문학적으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업종 특성상, 계약서만으로는 손익의 확정 변수가 많다는 것. 때문에 매출이나 자산의 항목으로 구분 지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특히, 보험 고객들의 해지가 적지 않게 발생하기 때문에 만약 발생주의를 채택할 경우 향후 재무제표 손익 변동 폭이 매우 커질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그랬다.

2016년도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손실액만 2조7천억 원을 발표했다. 그 이전에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분식회계를 지적받고 회계처리 원칙을 바꾸자 과포장됐던 기업의 민낯이 드러났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감사회계법인은 안진회계법인이었다.

안진 측 회계사들은 대우조선의 2013∼2015 회계연도 외부 감사를 하면서 대우조선이 매출채권 발생주의를 통한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을 파악했다. 그럼에도 감사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대우조선해양 회계처리의 부정 내지 오류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감사범위 확대 등 필요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라며 유죄판결을 했다.

당시 안진 측과 관련 회계사들은 유가하락을 핑계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주주들과 수사기관에 변명을 했다. 하지만 속내는 매출채권 발생주의로 인한 과다계상의 분식회계의 폭탄이 결국 산더미처럼 쌓여 폭발했던 것이었다.

대법원은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배 모(48) 전 안진회계 이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모(47) 상무이사와 회계사 강 모(39)씨도 각각 징역 1년 6개월의 처벌을 내렸다. 엄 모(48) 상무이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또 불법 행위자와 소속 법인을 모두 처벌하는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안진회계법인에는 벌금 7천500만 원을 내라고 판결했다. 분식회계의 악행을 끊겠다는 사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겨진 판결이었다.

▲한미회계법인은 ‘인위적으로 외형을 키우기 보다는 내실 있는 성장’을 강조했다. 한미회계법인 홈페이지 캡처.
▲한미회계법인은 ‘인위적으로 외형을 키우기 보다는 내실 있는 성장’을 강조했다. 한미회계법인 홈페이지 캡처.

◈2013년 한솔아트원제지 분식회계 눈감았던 한미회계법인, 리치앤코 감사 8년째… 국세청, 금감원 조사 시급...

현재 리치앤코의 감사인은 한미 회계법인이다. 지난 2103년도부터 올해 감사까지 받게 된다면 총 8년 연속 맡게 된다.

긴 세월에 정도 든다. 그러다 보니 회계전문가들은 감사인과 기업 간의 유착 위험성도 지적했다.

투명성이 요구되는 금융 관련업 특성상 보통 3년에 한 번꼴로 감사인을 변경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 반면 리치앤코와 한미회계법인의 동행은 너무 오래 지속됐다는 우려의 소리가 크다.

▲2019년도 리치앤코 감사보고서 중 감사실시내용 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2019년도 리치앤코 감사보고서 중 감사실시내용 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리치앤코의 감사보고서 감사실시내용란을 살펴보면, 한미회계법인이 금융거래조회, 채권재무조회, 변호사조회를 단 한 번도 진행하지 않았다. 무수히 많은 회사의 매출채권과 회사의 송사 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조회를 하지 않고 ‘적정’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꼬집었다.

한미회계법인은 지난 2016년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발생한 같은 해에 상장기업인 한솔아트원제지를 감사했다. 그 과정에서 매출채권 과대계상, 종속회사 지분법 회계에 대한 감사절차를 소홀히 함으로써 감사의견을 적절히 내지 못했다.

또, 한솔아트원제지가 무형자산 성격의 개발비를 비용으로 잘못 회계 처리했음에도 감사의견에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금융당국의 증권선물위원회는 한미회계법인에 대해 회계감사기준 위반으로 당해회사 감사업무제한ㆍ손해배상공동기금 추가적립 등의 강한제재를 내렸다.

또 증선위는 각 법인별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해서는 주권상장ㆍ지정회사 감사업무제한ㆍ당해회사 감사업무제한ㆍ직무연수 등의 강도 높은 조치를 내렸다.

◈리치앤코, 매출액ㆍ순이익 증가할수록 매년 수십억 원대 현금 부족 발생...

이같이 매출채권 발생주의는 매출실적이 과대 포장된 상태에서 재무제표가 ‘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다는 것. 분식회계가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회사 주식 가치가 올라간다. 또 그만큼 회사 자금 조달이 과감해질 수 있다. 아울러 보험모집인들도 많이 몰려들고 회사의 금융 대출도 그만큼 손쉽다.

하지만, 매출채권이 실제로 회수돼야 되는 시점이 문제다. 만약 적게 들어오거나 계약 취소로 환불이 된다면 회사는 그때 가서 매출채권에 대손충당금을 쌓아 지우게 된다. 그 순간부터 과대 포장됐던 자산의 거품은 재무제표에 반영된다. 수많은 피해자들가 양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리치앤코 현금흐름표
▲리치앤코 현금흐름표

실제로, 리치앤코의 최근 3년간 현금 흐름표를 살펴보면, 2018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매출채권이 174억 원 증가, 매출액은 200억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7억 원.

하지만,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32억 원의 현금 부족이 발생하게 됐다.

2019년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매출채권이 195억 원 증가, 매출액 600억 원 이상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5억 원.

그러나 결과적으로 83억 원의 현금 부족이 발생했다.

▲신류 법률사무소 측은 리치앤코의 분식회계와 위법행위에 대한 감리촉구 진정서를 금융감독원에 접수했다.
▲신류 법률사무소 측은 리치앤코의 분식회계와 위법행위에 대한 감리촉구 진정서를 금융감독원에 접수했다.

리치앤코의 분식회계와 위법행위에 대한 감리촉구를 금융감독원에 진정한 신류 법률사무소 측은 “매출채권 잔액에 가공 매출채권이 존재, 현금 회수가 되지 않은 가공 매출채권이 과다하게 인식돼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더라도 오히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이런 분식 행위가 누적되어 자금 부족 현상이 발생하면 흑자도산 하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 회사는 영업 운전자본이 부족하여 분식회계를 통해 기인식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사채발행(200억 원) 및 금융기관차입금으로 자금 조달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취재진에게 리치앤코의 매출 발생주의 회계 처리에 대한 위험성을 알려왔다.

현재 법인세법 시행령 제 70조 3항과 시행령 69조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상 보험대리점을 영위하는 법인이 보험사업자로부터 수입하는 보험료 등의 손익귀속시기는 익금과 손금이 확정된 날이 속하는 사업연도”로 규정하고 있다. 리치앤코의 발생주의 회계처리가 해당 세법에 위배되는 것은 아닌지, 금융당국과 국세청의 정확한 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물론 한미회계법인리치앤코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단정 짓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깊은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그 피해가 눈덩이가 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

망우보뢰(亡牛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뜻이다. 그래선 안 된다는 얘기다.

한편, 본지 취재팀은 한미회계법인 측에 여러 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해 반박 입장이나 또 다른 견해를 들어보고자 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듣질 못하고 있다.

칼럼니스트 이승익ㆍ박철성 대기자<리서치센터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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